사상 처음으로 2800을 돌파한 코스피의 질주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성장과 개인·외국인의 매수세, 글로벌 유동성 확대 등이 추가 상승의 기대감을 키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2806.66으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견인했다. 외국인은 1172억 원, 기관이 6320억 원 순매수한 결과다.
국내 증시는 지난달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고공 행진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10월 30일 2267.15를 기록한 후 상승세를 타며 두 달 만에 400포인트(약 22%) 넘게 상승하며 이른바 ‘산타랠리’를 현실화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5만6600원에서 7만7800원까지 2만 원(+35%)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한 몸처럼 움직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11월 23일 종가기준으로 사상 처음 4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전체 시총 중 5분의 1 수준임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성장은 코스피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증권가에선 삼성그룹의 3세 경영 본격화에 따른 지배 구조 개편과 파운드리·메모리·소비가전 등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증시 전체의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된 것도 긍정적이다. 이달 10일부터 외국인들은 코스피를 총 2조5757억 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이 기간 개인들이 2조1063억 원어치, 기관이 6286억 원어치의 물량을 받아냈다. 개인이 지수를 방어하는 사이 외국인들도 23·24일 이틀 간 순매수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제 변수는 증시 상승 여력에 힘을 싣는다. 미국 상원 양당이 9000억 달러(약 1000조 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을 타결하면서,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대감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부양책은 펀더멘털 훼손을 방어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며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 규모에 달하는 수준으로 경기회복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대 은행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급락을 주식 투자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으며 대거 유입된 것은 증시 펀더멘털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19년간 순매도였던 개인들이 동향이 올해 상반기 중 순매수로 전환했다. 2001년~2019년 연간 누적 순매도(-40조6000억 원)를 기록 중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개인의 주식 순매수(코스피·코스닥 합산)는 57조 원으로 연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올해 개인의 국내 증시 반등 견인과 주가 하단 지지, 시가총액 상위 대형 우량주 투자 등 매매 행태 개선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들의 올해 누적 순매수 규모(12월 21일 기준)는 코스피는 47조5000억 원, 코스닥 17조4000억 원으로 총 64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역사상 신고가를 경신했음에도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07년보다 낮다”며 “신규 투자자와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저금리 지속으로 기대수익률 측면에서도 매력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개인은 주식 비중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증시는 30일 장을 끝으로 폐장한 후 내년 1월 2일 10시 개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