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더 강화된다’ 알리바바 떠나는 서학개미들

알리바바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최근 순매도에 나서며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 수위가 대폭 강화된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연이은 규제안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학개미들의 알리바바 주식 매도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9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알리바바 그룹 주가는 전일보다 13.34% 하락한 2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7월 이후 최저치이며, 급락폭은 2014년 미국 상장 이례 최대치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식도 전일 대비 8.13% 하락해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알리바바는 창업자인 마윈이 10월 왕치산 국가부주석 등 고위 인사들 앞에서 금융 당국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비판한 것이 시발점이 되어, 11월 앤트그룹 상장 무기한 연기에 이어 이달 들어서는 잇따른 규제로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달들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14일(현지시간) 알리바바가 지난 2017년 백화점 체인 인타임(銀泰)리테일 지분을 확대하기 전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50만 위안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24일에는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적극적으로 알리바바를 순매수했던 서학개미들도 이달들어 집중적으로 순매도 하고 있다. 28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24일 기준 알리바바 주식의 보관규모(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의 총 가치)는 2억5962만달러(약 2853억 원)로 집계됐다. 전달 말일 기준 3억1852만 달러 대비 18.5% 감소한 수치다.

순매수 규모 역시 10월 981만 달러(약 108억 원)에서 11월 1억247만 달러(약 1124억 원)으로 대폭 상승했으나, 이달 들어 24일까지 9416만 달러(약 1034억 원)를 순매도하며 매수(5736만 달러)금액을 넘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향후 주가 전망도 밝지 않아 서학개미들의 이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과거 인수 행위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만큼 정부의 재량에 따라 자회사 지분매각 등 강경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있고 과거와 같은 공격적 인수합병(M&A) 행위도 제재 될 수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엄격해질수록 알리바바의 절대적 시장지배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알리바바를 향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중국의 플랫폼 기업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신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월 ‘플랫폼 경제 분야에 관한 반독점 가이드라인’에 이어 12월 정치국회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반독점 규제 강화 의지를 들어내면서 중국 플랫폼 기업들이 위축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알리바바가 집중 단속 대상이지만 당국의 규제 강화 기조가 알리바바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홀징스 주가 그래프 (자료제공=키움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