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지원에 내년 비상금 4.8조 끌어써…코로나 지속 시 재원 마련 숙제

입력 2020-12-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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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추가 지원 가능성, 추경 불가피ㆍ적자국채 발행 늘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한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자관, 홍남기 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 위원장.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하루 확진자가 1000명 내외를 기록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이 계속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29일 3차 확산 대응을 위해 5번째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준하는 9조3000억 원 규모의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9조3000억 원은 올해가 거의 끝나가는 만큼 집행잔액 6000억 원을 빼면 모두 내년 예산에서 가져왔다. 특히 4조8000억 원은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는 목적예비비에서 빼 와 만약 내년까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할 경우 재원 마련을 위한 추경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도 일반예비비가 1조6000억 원, 목적예비비가 7조 원이 확보돼 있다”며 “목적예비비 7조 원 중 4조8000억 원을 투입하면서 목적예비비가 2조2000억 원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예비비는 정부의 비상금이다. 비상시 꺼내 예산처럼 쓸 수 있다. 그러나 아직 2021년이 되기도 전에 4조8000억 원을 끌어쓴 셈이다. 만약 내년 초에도 코로나19가 확산세를 유지해 4차 지원이 필요할 경우 남은 예비비 3조8000억 원은 부족해 추경까지 해서 재원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추경을 하면 또 국채발행이 불가피해 안 그래도 천문학적으로 높아진 국가부채가 급증한다. 재정당국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부 관계자는 “국채는 빚이고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며 “내년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내년에도 경기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만큼 벌써 추가 피해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여부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백신 접종의 구체적 시기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예비비를 추가로 소진했기 때문에 내년 피해 지원을 위한 재원이 줄어드는 만큼 추경 편성 시 추가 적자국채 발행 등 재정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558조 원 규모로 편성하면서 재원 조달을 위해 이미 90조 원 안팎의 적자국채 발행을 계획한 상태다.

정부는 1~4차 추경을 통해 44조2000억 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른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이번 대책에서는 또 필요 재원 5000억 원을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마련했다. 고용보험기금에서 4000억 원, 근로복지진흥기금 200억 원, 국민체육진흥기금 385억 원, 관광진흥개발기금 141억 원 등이다. 기금은 금융성 기금은 30%, 비금융성 기금은 20%까지 범위 내에서 정부가 마음대로 변경해 쓸 수 있다. 그 이상 쓰려면 국회에 지출계획 변경안을 제출해야 한다. 국회를 통과하려면 시간이 걸려 쌈짓돈처럼 쓸 순 없다.

홍 부총리는 “앞으로 추가적인 재난 상황이 발생하더라고 충당과 지원을 할 수 있다. 물론 코로나19 상황 전개가 어떻게 될까는 변수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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