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디지털 화폐가 금 대체할 수 있어”
밸런타인데이 무렵 5만 달러로 상승 예상도
미국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일(현지시간) 3만3136.92달러(약 3605만 원)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몇 주간 3만 달러 근처에서 움직였는데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3만 달러는 물론 3만3000달러 선까지 단숨에 돌파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네 배 넘게 폭등했다.
또 지난해 12월 사상 처음으로 2만 달러를 돌파하고 나서 1개월도 안 돼 3만 달러를 넘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CNN방송은 “달러화 약세로 가상화폐 매력이 더 커졌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금리 기조가 최소 수년간 지속할 예정이어서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새로운 팬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디지털 화폐가 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결제 대기업 페이팔은 지난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매매와 결제를 허용했다.
비트코인의 랠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에 육박하는 등 한차례 광풍이 불었다. 그러나 중국이 가상화폐 사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투자 열기가 순식간에 식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9년 초에는 약 3000달러로 추락했다. 만약 이때 비트코인을 샀던 투자자라면 그 수익률은 현재 10배 이상이다.
비트코인은 2019년 5월 8000달러로 반등하고 나서 지난해 초까지 7000~8000달러 선에서 움직이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등 세계적인 통화정책 완화에 넘치는 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들어온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이끌었던 2017년 랠리와 달리 기관투자자들과 글로벌 대기업, 저명한 억만장자 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은 이번 비트코인 상승세가 견실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가상화폐 업체 NEM의 니컬러스 펠러캐노스 거래 책임자는 “어떤 자산이 장기간 이렇게 급등하면 조심스러워진다”며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밸런타인데이(2월 14일까지) 5만 달러 선으로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한다. 엄청난 강세장이 시작될 것으로 믿는다”고 낙관했다.
CNN은 “비트코인이 주류가 되더라도 여전히 사기 행위의 도구로 쓰여 부정적인 시선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분산화하고 익명이 보장되는 등의 특성으로 인해 중앙 기관이 개입할 수 없어서 사기로 잃어버린 돈을 돌려받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연준이 물가 목표보다 저금리를 우선시하고 정부가 재정적 부양책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는 가치 저장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생산적인 자산이 아니어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가격 변동이 큰 것은 계속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