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중저가형 ‘스냅드래곤 480 5G’ 내놔…삼성전자도 출시 앞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조사들이 연이어 신제품을 내놓으며 새해 시장에서 격돌한다. 키워드는 ‘5G(5세대 이동통신)’와 ‘중저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AP 주요 제조사인 퀄컴과 삼성전자는 이달 AP 신제품을 내놓는다. 지난해 말 일제히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짧은 주기로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퀄컴은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P인 스냅드래곤 480 5G를 공개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시리즈로만 5G 제품을 출시했다가 지난해부터 중고가형 7시리즈, 6시리즈 5G 제품도 공개하며 라인업을 다양화해왔다. 여기에 중저가형 제품까지 추가된 셈이다.
스냅드래곤 480은 이전 제품인 스냅드래곤 460과 비교해 CPU 및 GPU 성능은 2배, 인공지능(AI) 기능 수행은 70%가량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퀄컴이 중저가형 5G AP를 내놓은 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모바일 AP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5G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화웨이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시장판도가 뒤바뀌면서 모바일 AP 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OVX(오포ㆍ비보ㆍ샤오미)로 대표되는 중화권 제조사 AP 수요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영향으로 중저가형 스마트폰으로 구매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당연히 중저가형 모바일 AP로 수요가 몰렸다.
이 결과 지난해 3분기 미디어텍은 출하량 기준 점유율 31%를 차지하며 29% 퀄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에서 미디어텍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디어텍은 2019년 말부터 '디멘시티1000', '디멘시티800' 등 중저가형 제품을 발표하며 OVX향 물량을 지속해서 늘려왔다.
김영우 SK증권 이사는 “지난해 중저가형 스마트폰용 AP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퀄컴 제품 라인업이 사실 이 추세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5G 4시리즈 출시는 미디어텍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려는 복안”이라고 분석했다.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올해 AP 시장은 도전 과제다. 2019년 엑시노스 990의 성능 문제로 갤럭시 시리즈 탑재량이 20%까지 줄어든 위기를 이겨내고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5나노(nm) 공정으로 제조된 첫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1080’을 출시했고, 이달 중 플래그십용 AP 제품인 엑시노스 2100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엑시노스 2100은 엑시노스 990 후속작으로, 자체 개발 대신 ARM 레퍼런스를 탑재해 성능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성능을 측정하는 긱벤치 테스트에서 전작보다 확실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대감도 끌어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OVX를 중심으로 AP 공급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러 면에서 퀄컴이 1위를 되찾을 것”이라며 “모바일AP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에도 호재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