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제재로 인해 한국에 동결된 자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사용고자 한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백신 공동 구매연합체인 ‘이것’을 통해 이란의 코로나 백신 구매를 도와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다. 이것은 세계보건기구가 만든 국제 백신 구매·배분 프로젝트로,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평등한 백신 보급을 목적으로 한다.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다.
세계보건기구(WHO)·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감염병혁신연합(CEPI)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프로젝트로, 백신 보급을 위해 지난해 6월 설립됐다. 참여국들이 선입금을 내면, 이후 개발이 완료된 백신을 공급받는 시스템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지난달 20억 회분에 가까운 백신을 확보했고, 이 가운데 최소 13억 회분을 92개 개발도상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초부터 의료 및 사회복지 종사자를 대상으로 백신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5일 "이란 정부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려고 했고, 이를 위한 대금을 한국 원화 자금으로 납부하는 것을 놓고 미국 재무부와 다방면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이 인도적 거래의 범주에 속하는 만큼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았으나, 이란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송금 과정에서 달러로 바꾸면 미국 은행으로 돈이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미 정부가 혹시 이 돈을 어떻게 할까 하는 우려 때문에 이란 측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