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LG화학 등
코스피가 ‘꿈의 숫자’인 3000고지를 넘어섰다. 블루웨이브의 현실화로 재정 부양책과 친환경 산업 육성, 탄소세 등이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 보이는 가운데 ‘차·화·전’(자동차, 화학, 전자-반도체)가 증시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코스피는 장이 시작되자마자 3000포인트를 뛰어넘은 후 장 중반에는 3050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쌍끌이 매수세에 나섰다.
올해 코스피는 대형주에서도 ‘차·화·전’이 주도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기업 매출과 마진이 동반 성장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특히 고부가치 산업이며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 산업의 경우 ‘슈퍼 사이클’의 원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개선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급등,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00조 원을, SK하이닉스는 100조 원을 넘어섰다. 이에 삼성전자의 목표가는 10~11만 원, SK하이닉스는 17만 원까지 제시됐다.
아울러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2017~2018년 이후 2019년 중국과 대만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겠단 의지다. 올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10.2% 증가한 1075억∼1110억 달러로 내다봤다. 2018년(1267억 달러)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다.
미국, 유럽 등 세계적 친환경 정책과 함께 전기차도 올해 주목받을 업종이다. 지난해 300만 대 수준이었던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500만 대가 전망된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국 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사태에도 신차 효과를 일으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제 성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1분기 말~2분기에 걸쳐 제네시스/SUV 미국 투입, 전기차 모델 출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등이 모멘텀으로 재부각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에 따라 2차전지(배터리) 업종 또한 수혜가 기대되는데 외국인 자금 흐름이 주목된다. LG화학의 외국인 보유율은 현재 42.9%로 지난해 초 37%대에서 무려 5%포인트 이상 늘었다. 지난해 외국인 매수 최상위 종목 역시 LG화학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 전용 플랫폼인 ‘E-GMP’ 1차 공급이 시작, 매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배터리 사업 매출액(3조5000억 원 이상)은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사업은 적극적인 해외 생산 공장 건설과 생산성 향상에 기반을 둬 수익성이 개선 중”이라며 “앞으로 현대차 전기차 공용 모듈 플랫폼(E-GMP)향 2차전지 납품 시작할 예정이고 글로벌 전기차 기업으로부터 추가 수주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삼성 SDI도 ‘E-GMP’와 계약 가능성이 커 대규모 증설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순학 한화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ESS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수익성 역시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하이 니켈 기반의 Gen5 배터리는 원가절감 효과도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