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있는 시애틀·제2본사 들어설 알링턴·운영센터 있는 내슈빌 등 3개 지역 대상
아마존은 6일(현지시간) 미국 내 자사 주요 고용 허브 3곳에 5년간 20억 달러(약 2조18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수만 채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투자 대상은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과 현재 제2의 본사 건설이 한창인 수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과 운영센터가 있는 테네시주 내슈빌 등 3개 지역이다. 현재 시애틀에는 7만5000명 가량이 근무하며, 알링턴과 내슈빌 인력도 각각 1000명이 넘는다. 앞으로 5년 안에 5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마존과 같은 IT 대기업 근로자들은 고임금이어서 필연적으로 인근 지역의 임대료와 생활비 급등을 초래한다. 알링턴 지역의 아파트 월평균 임대료는 2010년 1789달러에서 2019년 2262달러로 26% 뛰었다.
아마존이 지난해 초 제2 본사를 뉴욕에 세우려던 계획을 철회한 것도 임대료 급등과 주택난 등에 대한 불안으로 지역 주민이 크게 반발한 영향이 컸다.
이에 아마존은 지역사회의 불만과 우려를 달래고자 임대료 상승과 주택난 이슈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려 한다. 아마존은 “투자 대부분은 낮은 가격의 주택을 유지·보수하거나 신축하기 위한 저금리 대출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며 “공공기관과 소수인종을 위한 주택단체에도 보조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지역사회 개발 책임자인 캐서린 부엘은 “대규모 고용주가 들어서면서 주택시장이 이에 반응하는 것을 우리가 통제할 수는 없지만 아마존의 성장이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할 수 있다”며 “우리의 입지를 넓혀가면서 최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3개 지역에 최소 2만 가구 주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저렴한 임대료로 살 수 있는 주택들을 유지해 지역 주민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마존의 움직임은 다른 실리콘밸리 대기업을 따른 것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이미 저가 주택 공급에 나서고 있다. 애플도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주택난 해소를 위해 25억 달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주택연구공동센터의 크리스 허버트 전무이사는 “IT 기업들의 투자가 저소득층과 중간 소득층의 주택 부족을 궁극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다”며 “주택난을 해소하려면 민간 투자는 물론 정책 변경과 더 많은 정부 지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