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우리 아이들이 위험하다

입력 2021-0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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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진 사회경제부장

시간이 야속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것을 멈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2020년은 우리 아이들이 잃어버린 1년이다. 누구도 보상해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왕성한 혈기를 억누르고 집에 틀어박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 학교에서 배우는 게 지식만은 아닐 텐데, 안쓰럽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다양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 저학년(어린아이)일수록 손해가 크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소식은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동학대가 늘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2로 신고된 아동학대 건수는 2019년 1만3457건에서 2020년 1만4676건으로 9%(1219건) 증가했다.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했던 지난해 6월 이후 신고 건수는 급증했다. 1월~4월 900건대에 머물던 신고 건수는 5월 1000건을 넘어섰고 6월에는 1841건으로 급증했다. 이어 7~11월 평균 1602건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아동학대 신고 건수 중 가정 내 발생은 1만2178건으로 집계됐다. 10건 중 8건이 부모에 의해 집안에서 벌어졌다는 의미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어른들의 오만함이 기댈 곳 없는 아이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정인 양 사건이 더 가슴 아픈 이유다.

오랫동안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자 학습 격차와 함께 발달 격차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교육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작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2013년생 아이들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데, 쉽게 말하면 초등학교 1학년 때 경험하고 익혀야 할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길 부작용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은 학교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감각이나 정서 발달이 이뤄진다.

그러나 혼자 원격수업을 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정상적인 교육환경은 낯설다. 질문을 해도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얘기가 교사들로부터 들린다.

발달 격차가 더 위험한 이유는 적합한 때가 있기 때문이다. 시기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

학습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이 바뀌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발달은 다르다.

정서적인 발달을 이루려면 규칙적인 학교생활과 그 속에서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리며 여러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며 극복하는 반복적인 성장 과정이 필요하다. 누가 가르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다. 부모가 아무리 애를 써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처했는데도 정부는 겉으로 드러난 학습 격차 문제 해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1년이 지나가는데 아직도 질 좋은 원격수업을 얘기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아이들의 발달을 위해선 등교가 필수적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간과할 수도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 위주의 차등 등교가 방법일 수 있다. 아이들을 나누고 또 나눠 한 반에 10명 이하로 제한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철저한 방역은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 등교를 위한 아이들의 건강 체크를 학부모들에게 맡겨둘 것이 아니라 학교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했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처럼 우리 아이들도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재난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이와 교육은 반드시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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