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VS ‘안보’ 충돌...구글·애플, 극우 피난처 ‘팔러’ 앱 제거

입력 2021-01-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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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폭력 조장 게시물 삭제 등 관리 필요” -앞서 페이스북은 일시적, 트위터는 트럼프 계정 영구 차단 -측근들 “언론의 자유 죽었다”...20일 대통령 취임식

▲우파 성향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팔러의 홈페이지. 팔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9일(현지시간) 앱스토어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은 자사 규정 위반을 이유로 다운로드를 금지했다. 출처 팔러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 배후로 지목되면서 그의 메가폰 역할을 해온 소셜미디어 계정이 잇따라 정지됐다. 이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극우 소셜미디어 앱인 ‘팔러’로 활동 무대를 옮기자 구글과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에서 아예 이 앱을 삭제해버렸다.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묵살하는 행위라는 또 다른 반발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8일 전 세계 팔러 다운로드 수는 21만 건으로 7일 대비 281%나 폭증, 애플 앱스토어에서 팔러는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6일부터 사흘간 미국에서 이 앱을 다운로드 한 횟수는 26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공화당 강경 우파 인사들의 팔러 이동 선언이 이어졌다.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트위터에서 팔러로 옮기겠다고 밝혔고, 매디슨 코손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성조기 그림을 올리고 자신의 팔러 계정을 홍보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0일에 맞춰 극성 트럼프 지지자들이 ‘100만 민병대 행진’을 추진하는 등 또다시 폭력 사태 발생 우려가 이어지는 탓이다.

이에 애플과 구글은 앱스토어에서 팔러 앱을 삭제, 소셜미디어에서의 우파 대이동에 제동을 걸었다. 애플은 9일 성명에서 “우리는 항상 앱스토어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원해왔지만, 폭력과 불법 행위의 위협을 위한 자리는 없다”며 “팔러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앱스토어에서 팔러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에 앞서 구글도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에서 팔러를 퇴출했다. 7일 성명에서 구글은 “사용자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구글의 정책에 따라 사용자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앱에는 폭력을 조장하는 게시물 등을 삭제하는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개발자는 이 정책에 동의하며 우리는 최근 몇 달 동안 팔러에 이 정책을 명확하게 상기해줬다”고 못 박았다.

존 매이츠 팔러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의 차단 이후 “구글이 정말로 폭력에 대해 신경을 쓴다면 우리를 도와주려고 하지 앱을 차단해버리고 공개 성명서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끔찍한 방법”이라고 비난했다. 애플의 추가 차단 이후에는 “트위터에도 ‘마이크 펜스를 처형하자’는 문구가 떴지만, 애플이 트위터를 쫓아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불공평한 이중 잣대로 보일 것”이라고 항의했다. 다만 매이츠 CEO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강경 친 트럼프 인사의 게시물을 삭제하며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전날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잇따라 정지했다. 페이스북은 최소한 임기 말까지 계정을 정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트위터는 아예 계정을 영구 정지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트위터는 전날 이 같은 결정을 발표하며 “추가적인 폭력 선동의 위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 계정이 차단되자 대통령 공식 계정인 @POTUS로 접속해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오랫동안 말했듯 트위터는 발언의 자유를 금지해왔다”며 “오늘 밤 트위터 직원들은 민주당과 급진 좌파의 손을 잡고 내 계정을 차단해 나와 나에게 표를 던진 7500만 명의 유권자를 침묵시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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