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5년 내 무인점포 1000곳으로 확대 계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일본 내 비대면 서비스가 가속화하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1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가 자판기를 통한 무인 판매 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이 2025년도 말까지 전국 무인점포를 두 배로 확대하는 등 기업들이 코로나19 국면을 맞이해 비대면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도코모는 올해 상반기 수도권 100개 지역에서 컵라면, 전지 등 약 50점의 상품을 넣은 자판기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맨션이나 사무실의 빈 곳에 자판기를 설치하고, 오사카시 등 다른 대도시권에도 차례로 도입한다. 상품의 보충 등은 도코모의 위탁사업자가 담당해 협업하며, 구매 분석은 스타트업 ‘렐릭(도쿄·시부야)’이 협업해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코모는 단순 자판기 사업이 아니라 IT 기술을 활용해 최대한 일손을 이용하지 않는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판기에는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탑재돼 있으며, 차세대 이동통신인 5G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으로 개폐나 재고관리, 온도 조절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전용 앱을 사용해 스마트폰 결제나 신용카드로 물건값을 낸다.
세븐일레븐은 자사 상품을 판매하는 자판기를 사무실이나 학교에 설치하기로 했다. 도시락이나 빵, 음료, 디저트 등 한곳에서 최대 92개 품목을 진열한다. 코로나19 감염 대응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사무실과 교육기관 내 식당이 휴업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무인 판매기를 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세븐일레븐은 이미 무인점포를 500곳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5년 내 1000곳으로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본사에서 각 단체로부터 설치 요청을 받은 뒤 인근 점포에 운영을 타진한다. 도입 점포 직원이 회전율에 맞춰 1일 1회 이상의 상품을 교환하고, 매상 또한 도입점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무인점포의 출점은 운영 비용을 낮추면서도 수익 기회를 늘릴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미니스톱, 로손 등 세븐일레븐 경쟁사도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이 무인점포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며 “또 소매업계의 낮은 생산성을 개선해 일본 경제 전체의 효율성도 높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2018년 도소매업의 노동생산성은 644만 엔(약 6793만 원)을 기록, 전체 산업(794만 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소매업계에서도 편의점은 경쟁력을 갖추고는 있으나, 지난해 점포 수가 감소하는 등 시장이 구조적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만약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무인점포가 확산한다면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어 경영 효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닛케이는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