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 중 한 명은 유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OTT 활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토종 OTT 이용률을 뒤집었다는 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넷플릭스는 이용률 24%를 차지, 1년 새 두 배 이상 성장하는 등 전년까지 앞서 가던 토종 OTT 이용률을 단번에 크게 뒤집었다.
올해는 디즈니플러스가 새로 상륙할 예정으로 토종 OTT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정보통신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05년부터 연 2회 실시하는 이동통신 사용행태 조사에서 최근 3개년 하반기 연령별 OTT 이용 현황을 발표했다.
2020년 기준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이상 해외 OTT), △곰TV △네이버시리즈온 △네이버TV △V LIVE △아프리카TV △시즌 △웨이브 △왓챠플레이 △U+모바일TV △카카오페이지 △티빙 (이상 국내 OTT, 가나다순) 등 총 13개 브랜드가 조사 대상이다.
◇ 유튜브 프리미엄 15% 2위...국내 OTT는 웨이브 7%, 티빙 5% 순 = 유료 OTT 시장은 코로나19와 맞물리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료 OTT 서비스 이용률은 하반기 기준 2018년 30%에서 2019년 34%로, 지난해에는 46%로 증가했다.
성장의 과실은 해외 OTT에 돌아갔다. 성장세가 해외 OTT에 쏠리면서 전년까지 우세하던 국내 OTT 이용률을 역전 당한 것. 토종 OTT는 2018년 22%에서 지난해 23%로 거의 정체상태인 반면 해외 OTT는 같은 기간 12%에서 32%로 20%p나 커졌다.
해외 OTT 역전의 주역은 단연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이용률이 2018년까지만 해도 4%에 그쳤으나 다음해 10%, 작년에는 24%로 해마다 2배 이상 뛰었다. 작년 OTT 이용 경험자(46%) 기준으로 하면 52%가 넷플릭스를 시청한 셈이다.
유튜브 프리미엄도 3년간 8%, 11%, 15%를 기록하면서 2배가량 성장했으나 같은 기간 6배 성장한 넷플릭스의 파죽지세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국내 OTT는 단 한 곳도 10% 벽을 넘지 못했다. 웨이브(wavve)가 7%, 티빙이 5%로 분전했으나 왓챠를 포함한 나머지는 모두 3% 이하에 그쳤다.
◇ 넷플릭스, 모든 항목 만족도에서 1위 = 넷플릭스의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두드러졌다. 5% 이상의 이용경험률을 보인 4개 OTT(넷플릭스, 유튜브프리미엄, 웨이브, 티빙) 가운데 넷플릭스는 콘텐츠ㆍ사용성ㆍ요금체계ㆍ전반만족도 등 모든 항목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요금체계(요금/상품구성/할인혜택)와 사용성에서 높았는데 이는 콘텐츠 항목에서 동점을 받은 유튜브 프리미엄과 크게 차별화된 요소다. 넷플릭스는 다른 OTT 서비스에 비해 아이디 공유 비율이 높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4 회선까지 동시 접속 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가 1만4900원으로 1인당 부담이 3700원에 불과하다.
실제로 넷플릭스 이용자 중 61%는 가족 및 친구와 함께 비용을 나눠 지불하고 있다고 응답해 유튜브 프리미엄의 15%보다 훨씬 두드러진 만족도를 보였다.
◇ 곧 상륙할 디즈니플러스, 10~20대 이용 의향 특히 높아 = 넷플릭스 등 해외 OTT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체 유료 이용자의 19%는 디즈니플러스가 1만 원 내외로 출시된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넷플릭스 이용자는 31%로 더 높았다.
주 수요층이자 유망고객인 20대와 10대의 이용 의향이 특히 높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용자들은 디즈니플러스 제공 콘텐츠 중에서 ‘마블’, ‘디즈니애니메이션’ 순으로 이용하고 싶어 했다. 마블은 20~30대 남성, 디즈니애니메이션은 10~30대 여성의 선호가 높았다.
50대 이상 중 남성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여성은 ‘21세기폭스’를 선호해 거의 모든 연령대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 글로벌 OTT 경쟁 격화…토종 OTT는 = 문제는 OTT 시장의 성장에도 토종 OTT는 구경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OTT 이용자들은 2019년까지 평균적으로 1명당 약 1.3개를, 작년에는 거의 1.5개의 OTT 서비스를 이용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OTT, 그들만의 잔치에서 토종 OTT는 구경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하나의 OTT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이용하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OTT가 갖고 있지 않은 국내 브랜드만의 킬러 콘텐츠로 승부한다면 토종 OTT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