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 앞서 이탈리아에서 2019년 11월에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환자는 25세의 밀라노 출신 여성으로, 팔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특이 피부 질환으로 2019년 11월 10일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았다.
당시는 병명이나 발병 인자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밀라노대 연구팀이 최근 이 여성의 조직검사 기록 등을 재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피부 발진으로 결론 내렸다. 코로나19 감염자의 5∼10%는 피부 질환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 여성에게 다른 증상은 없었으며, 피부 발진도 발병한 지 약 5개월 후 사라졌다고 한다. 이 여성이 작년 6월 받은 코로나19 혈청검사에서는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에서는 작년 2월 21일 밀라노 인근 마을 코도뇨(Codogno)의 38세 남성이 첫 지역 전파 감염자로 확인돼 '1번 환자'로 명명됐는데 이 연구 결과대로라면 그보다 4개월 앞서 1번 환자가 발생한 것이며 2019년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첫 사례보다 한 달 앞선다.
유럽 종양학연구소(IEO) 등과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영국 피부학 저널(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실렸다.
앞서 지난해 11월 15일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INT)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3월 사이 진행된 폐암 검진 연구 자원자 959명 가운데 11.6%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9월 이미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에드워드 홈즈 시드니 대학교 교수는 가디언지에 "초기 (코로나19) 전염이 우한에서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