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식 의원 "전형적 행정 실수로 세금 낭비돼”
군이 행정 실수로 잘못 지급한 장병 월급이 2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회수됐지만 약 27억 원은 국고로 회수되지 못한 상황이다.
강대식 의원실은 12일 국군재정관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에 걸쳐 약 2749억 4000만 원의 급여가 총 99만 명에게 잘못 지급됐다.
전체 금액의 약 65%(1792억 2400만 원)는 최근 3년에 몰렸다. 특히 2018년 한해에만 총 1172억 9300만 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국군재정관리단 측은 "교통보조비와 가계지원비가 군인 호봉에 합산되면서 발생한 오류"라며 "본봉 산출이 완료된 상태에서 가계지원비와 교통보조비가 이중으로 합산되면서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추가 지급된 부분은 회수했고 단순한 행정오류였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급여를 잘못 주는 경우가 매년 발생했다는 점이다. 국군재정관리단 측은 "군인과 군무원은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매월 10일 한 달 치 급여를 선지급 받는데 이는 전월 25일을 기준으로 한다"며 "인사명령이 마감되고 난 후에 발생하는 사고, 전역, 신분 변동 등 변동 사유를 급여에 반영할 수 없어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실수가 생기더라도 여전히 군인으로 근무할 경우 다음 달 급여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통해 추가 지급된 돈을 거둬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군에서 떠난 전역자의 경우에는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받지 않아야 할 사람이 받은 돈은 6년간 총 26억6500만 원에 달한다.
국군재정관리단 측은 "전역자의 경우 개인 동의 하에 퇴직급여를 지급할 때 공제 조치를 하고 있다"며 "3개월간 회수 활동을 한 뒤에도 회수가 안 될 경우 국가채권으로 이관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역자가 적극적으로 돌려주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받아내기가 어려워 국가 재정의 부담으로 넘겨진다는 얘기다.
강대식 의원은 "군 장병 월급을 잘못 지급하고 다음 달 급여 또는 퇴직급여에서 공제하면 된다는 군의 인식 자체가 심각한 문제이다"며 "더욱이 사실상 일반 장병 전역자로부터는 과오급여를 회수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잘못 주고 회수하는 비용이 더 크다"며 "전형적 행정 실수로 세금이 낭비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