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도 급증..한은 “만기연장 과정에서 단기물 위주 늘어”
한국은행이 원·달러 환율 급락에 현선물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매수개입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현물 외환시장 개입을 엿볼 수 있는 외환보유액이 급증한데 이어 한은 FX포워드(외환선물환) 순매수포지션 규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잔존 1년물 이내 구간은 5년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에 현물환시장은 물론 선물환시장에서도 환시개입에 나선 탓에 FX포워드 순매수포지션 규모가 급증했었다.
만기물별로는 잔존 1개월이내와 잔존 1개월에서 3개월 구간이 늘었다. 잔존 1개월이내는 40억8800만달러 급증한 13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작년 3월 162억7100만달러 이후 최고치며, 2015년 10월 51억530만달러 증가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는 것이다. 잔존 1개월에서 3개월 구간도 6000만달러 늘어 67억5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잔존 3개월에서 1년은 12억4000만달러 감소한 97억91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2월 92억77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작년 10월에도 15억5000만달러 줄어드는 등 9월부터 석달연속 감소세다.
작년 11월말 외환보유액은 전월말대비 2.3%(98억7000만달러) 급증한 4363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작년 6월이래 6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증가율로는 2011년 10월(2.5%) 이후, 증가폭으로는 2010년 7월(117억4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과다한 환율변동성에는 필요시 조치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작년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27.92원(2.4%) 급감한 1116.76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6월 1092.80원 이후 최저치다.
같은기간 3개월물 스왑레이트는 전월대비 0.20%포인트 오른 0.15%를 보였다. 이는 2016년 9월 0.18% 이후 최고치다.
통상 FX포워드 순매수 포지션이 늘었다는 것은 선물환 매입을 했다는 의미로 스왑시장에서 셀앤바이(sell & buy), 현물환시장에서 바이 포지션을 취하게 된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현물환시장에서 달러 매수개입을 하고 이를 스왑을 통해 헤지한 것이다. 줄었다는 것은 그 반대 의미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만기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단기물이 많이 늘었다. 반면, 장기물은 줄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