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 하남시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117만 원으로 연초(952만 원)보다 17.3%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지난해 7월 개정ㆍ시행된 주택 임대차보호법이 전셋값을 끌어올렸다고 본다. 2+2년 임대차 계약 갱신 청구권제, 5% 전ㆍ월세 증액 상한제 등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애초부터 신규 계약자에게 전셋값을 높게 부르는 집주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오른 전셋값이 계약 갱신을 선택하는 기존 세입자가 늘면서 전셋집은 더 귀해지는 악순환도 나타났다.
지난해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하남시다. 1월 3.3㎡에 평균 1167만 원이던 하남 아파트 전셋값은 연말엔 1755만 원으로 50.2% 상승했다. 수도권 전철 5호선이 하남까지 연장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지구 1순위 청약 자격을 받으려는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을 향했기 때문이다. 연초 3억1000만 원이면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던 하남시 신장동 ‘대명강변타운’ 전용면적 84㎡형은 12월엔 그 두 배에 가까운 6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셋값 상승률 2위는 세종시다. 3.3㎡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월 582만 원에서 851만 원으로 46.4% 올랐다. 세종에선 정부ㆍ여권이 국회와 행정기관 추가 이전론을 공론화하면서 전세ㆍ매매를 가리지 않고 주택시장에 불이 붙었다.
하남시와 세종시 다음으론 경기 광명시(39.7%), 화성시(39.3%), 용인시(38.9%), 성남시(32.1%) 순으로 전셋값 오름폭이 컸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 연구원은 “계약 갱신 청구권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까지 줄어들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세난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