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도 급증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8000억원이었던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 8000억원에 육박했다. 반려동물 인구가 50% 늘어나는 사이 시장은 3배 이상 커진 셈이다. 유아용품 시장규모 4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입양해 키우는 비용이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커진 이유는 뭘까.
이처럼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진 배경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의 씀씀이가 커진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애완동물이라는 표현 대신 반려동물이 그 단어를 대신하게 됐다. 소유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결국 내 가족에게 보다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시장을 키운 것이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반려묘를 위해 캣타워와 스크래처, 배식기, 배변박스 등 다양한 용품을 구입하는데 200만 원 이상 지출했지만 아직도 구매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커머스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초고가 반려동물용품들의 가격은 '상상초월'이다.
목욕 후 털을 손쉽게 말릴 수 있는 펫 드라이룸의 가격은 더 고가다. 10만원대 제품도 있지만 평균가격이 60만~80만원대이다. 고가 제품인 경우 가정용으로 700~800만 원대 제품까지 등장했고, 업소용 제품은 10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일이 잦아지며 펫카시트를 구매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펫 카시트 '폭스박스' 가격은 80만원대에 달하고 해외직구 제품 중에는 500만 원을 웃도는 경우까지 있다.
고양이 필수품 중 하나인 캣타워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원목으로 만든 고가 제품은 80만원대, 저렴한 제품도 10만 원대다.
1인 가구나 맞벌이부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애견유치원 가격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비용보다 비싸 입이 떡 벌어진다. 저렴한 곳이 월 30만 원대, 시설에 따라 100만 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반려동물 인구 사이에서도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 되고 있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옛 속담이 현대 사회에도 꼭 맞는 말이 됐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