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최종 결정 안 내렸지만
중징계 이끈 담당자에 특별포상
‘팀장→국장’ 승진 내부 전망도
금융감독원 시무식에서 삼성생명 암보험 분쟁을 전담한 생명보험검사국 검사 1팀장(부국장)이 특별포상을 수상했다. 삼성생명 제재심에서 중징계를 이끈 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다. ‘대법원 판례 배치’ 논란과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윤석헌 원장은 강공을 택했다.
금감원은 지난주 2021 온라인 시무식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좋은 성과를 낸 부서와 직원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최우수 부서 상 수상과 최우수 직원상 등의 시상이 이어졌다.
이 중 삼성생명 담당인 생명보험검사국 1팀장은 특별포상을 받았다. 해당 팀장은 이번 인사에서 직상장할 거란 내부 전망도 흘러나온다. 직상장은 현 소속부서에서 바로 팀장급에서 국장급으로 승진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국 팀장에서 바로 국장이 되는 케이스는 드물다”며 “보통 다른 부서 실장을 하다가 오는 경우가 많아 내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내부에서는 삼성생명 제재심이 결정적이었던 걸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석헌 원장이 삼성생명 제재심 결과를 워낙 마음에 들어 했었다”고 귀띔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삼성생명에 대해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조치하고,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했다. 또 임직원에 대해서는 감봉 3개월, 견책 등을 하기로 의결했다.
금감원의 삼성생명 중징계 결정은 지난해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다. 금감원 중징계의 핵심 근거는 삼성생명이 요양병원 암 입원비를 덜 지급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약관에 따라 지급해야 할 입원비 등을 주지 않은 경우가 500건 이상 확인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줘, 금감원의 결정이 ‘대법원 판례와 배치된다’라는 논란이 일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보암모(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 공동대표인 이 모 씨가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삼성생명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 2심 재판부의 판결을 인정했다.
금감원은 이 모 씨 소송 사례를 요양병원 입원비 분쟁 전체로 일반화할 수 없다고 본다. 이 모 씨의 경우 ‘입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치의 의견서가 있는 만큼 다른 분쟁 사례들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같이 대법원 판례에 배치된다는 논란의 여자와 금융위원회 결정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윤 원장은 자신의 뜻을 뚜렷이 표출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윤 원장이 이러한 상황에도 상을 주고 격려한 건 여러 논란에도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행정소송 절차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