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3위를 놓고 겨뤘던 LG화학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결이 LG화학의 고공행진으로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두 기업의 주가는 한 달 전 80만 원대 후반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의 배터리 중요성이 부각된 후 LG화학이 100만 원을 터치하면서 우위를 차지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의 시가총액은 70조8041억 원으로 국내 증시에서 3위를 차지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4조2553억 원으로 삼성전자우(4위·65조1726억 원)에 이은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만 해도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달 8일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6조5000억 원 규모로, 3위 LG화학의 57조7000억 원을 바짝 뒤쫓았다.
당시 증권사들의 두 기업의 목표주가도 비슷한 수준을 보여줬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적정주가) 상단이 100만 원 내외로 제시되며 팽팽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가 바라보는 두 기업의 상황은 엇갈렸다.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위탁생산(CMO)보다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EV) 부문 성장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0만 원 전후에 머물러 있지만, LG화학의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 조정하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올해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각각 130만 원과 131만 원으로 잡았다. 공격적인 증설 계획과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 고려 시 밸류에이션(가치)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은 전기차용 배터리 수급 균형이 전년 대비 13.0%포인트 높은 71.0%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해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수익성이 높은 원통형 설비 증설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자동차용 전지 출하량 증가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석유화학부문에서 고부가합성수지(ABS)의 경우, 가전 및 전자 제품 중심 수요 증가, 증설 제한으로 인한 타이트한 공급이 이어지면서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며 "전지부문은 글로벌 EV 수요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통형 전지 15GWh(기가와트) 생산시설 증설, 중대형 전지 출하 증가로 인해 2020 년 대비 45% 이상의 외형 성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LG화학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