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수주전 참여하지 않고 유휴자산 정리…향후 수소 사업에 역량 집중
현대로템은 상승세를 이어나가고자 성장 가능성이 큰 수소 사업에 역량을 모은다.
1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해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2017년(454억 원)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이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845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 오른 2조706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로템이 이른 시일에 적자에서 탈출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주축인 철도 사업의 경쟁력이 저가 수주 여파로 약해졌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이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는 데는 이 사장의 역할이 컸다.
현대차증권 사장을 지낸 바 있는 이 사장은 2019년 12월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체질 개선을 약속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1월 비상경영 선포식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등 강도 높은 내실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사내에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만들었다. 회사 수익에 악영향을 끼치는 저가 수주전에 참가하지 않기 위해서다.
임원 수는 기존 대비 20% 줄여 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자본금을 확보하고자 유휴자산도 정리했다. 지난해 4월에는 종속회사인 그린에어 지분을 812억 원에 팔았다. 한 달 후에는 현대모비스에 의왕연구소 내 부지와 건물을 878억 원에 매각했다.
수주 릴레이도 현대로템의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작년 6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에 투입될 전동차 40량을 수주했다. 사업금액만 1192억 원에 달한다.
방산 부문의 수주도 이어졌다. 지난해 9월에는 방위사업청과 차륜형 장갑차 3차 양산 물량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잇따른 수주로 현대로템의 수주 잔액은 작년 9월 말 기준 9조226억 원까지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4%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흑자를 유지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인 수소 충전인프라 사업을 강화한다.
작년 12월에는 수소추출기의 국산화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고순도 수소를 추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압력변동 흡착 용기(PSA)의 국산화는 이미 완료했다.
수소전기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수소전기열차 기술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으로 양사는 수소전기열차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를 진행한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소트램, 수소인프라로 대변되는 수소 사업과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력이 높은 3대 미래 사업에 대해서는 핵심역량 확보를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