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3총사’도 사업 속도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에 '신고가 경신'
서울에서도 노후주택이 유난히 많이 몰려 있는 은평구가 대규모 주택 정비사업을 통한 지역 새 단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재개발 3총사’로 불리는 갈현1ㆍ대조1ㆍ불광5구역에 이어 재건축 사업까지 가세하면서 지역 탈바꿈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주거 환경 개선 기대감에 집값도 오름세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불광동 미성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사업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에 다시 착수했다.
1988년 준공된 아파트는 134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용적률은 227%, 건폐율은 17% 수준이다. 이 단지는 앞서 재건축을 추진한 바 있다. 1차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해 6월 적정성 심사에서 반려됐다. 적정성 심사는 1차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단지가 거쳐야 하는 2차 안전진단 절차다. 적정성 심사 관문을 통과해야 재건축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미성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아파트 부실공사와 노후화로 수도에서 녹물이 나올 정도로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20일 8억5000만 원에 팔렸다. 동일 평형의 직전 거래인 전달 8억 원에서 5000만 원 오른 최고가다. 전용 125㎡형도 지난달 9억85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평수의 기존 최고가인 9억3000만 원보다 5500만 원 더 뛰었다.
인근 V공인 관계자는 “인근의 재개발 사업지들에 이어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거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세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후주택 밀집 구역 정비사업 잇달아
은평구에선 앞서 재개발에 들어간 갈현1구역, 대조1구역, 불광5구역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재개발 3총사'는 지하철 3‧6호선 연신내역과 불광역을 낀 구역들이다. 서울시 2030 도시기본계획 12지역 중심 중 하나로, 향후 개통 예정인 GTX-A 노선과 신분당선 독바위역의 트리플 역세권 교통 호재를 안고 있다.
연신내역과 가까운 갈현1구역은 총 사업비 9200억 원 규모의 강북권 최대 재개발지로 꼽힌다. 지난해 시공사로 선정된 롯데건설은 이곳에 4116가구 규모의 매머드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조1구역의 경우 현대건설이 일찌감치 2017년 시공권을 따냈다. 대조동 일대 부지에 2451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미성아파트 옆에 위치한 불광5구역은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조합은 2393가구 규모의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은평구 내에서는 이들 재개발 3총사 외 다른 지역에서도 정비사업을 준비하는 곳들이 많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공공 참여형 재개발) 사업에는 서울 자치구들 중 가장 많은 8곳이 신청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수색동과 증산동, 녹번동 등지의 이들 구역은 재개발에 대한 주민 동의율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일반 민간사업으로 추진하거나 공공사업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공모에 참여한 신규 구역들 중 여건과 정비계획을 검토해 3월 말까지 후보지를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