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조정받는 코스피의 주도주 키를 잡고 있다. 새해 들어 현대차는 대형주로서 '형님' 몫을 톡톡히 하며 연일 상승세다. 로보틱스·전기차 등으로 수직 상승한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에서 또 한 번의 모멘텀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체제' 현대차의 혁신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는 30만 원대로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55조3401억 원으로, 순위도 2주 사이 8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2015년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1, 2위를 다퉜던 때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솔솔 나온다.
아울러 올해 현대차는 작년 연간 영업이익의 2배 이상을 낼 것이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2014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다. 증권사 10곳의 전망치를 살펴보면 현대차의 올해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 평균은 6조61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였던 2조8585억 원과 비교하면 131.5% 상승한 수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V80, 신형 투싼, G80 등 고수익성 모델의 판매가 양호했다"며 "공급 축소, 재고 감축으로 인한 판매 조건 개선과 중고차 판가 상승으로 북미 판매 법인과 캐피탈 사의 실적 개선은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틀 후면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그룹 수장에 오른 지 100일을 맞는다. 100일간 정 회장의 성적표를 예상해보면 올해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는 체질 개선에 본격화하면서 주식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현대차는 인수·합병(M&A)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로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단행, 로봇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을 냈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양산 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수월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 논의와 함께 2025년 전기차 시장 10%까지 확대할 계획도 시장을 부풀게 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화두인 애플카 협업 이슈는 단기로는 협업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향후 계약 조건에 따른 상당한 득실의 차 등을 고려 시 이벤트 주도형에 그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장기로는 주가에 상당히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소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수소는 비싸고 세계적으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단 단점이 있지만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금 유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로보틱스·전기차에 대한 현대차의 경쟁력은 시장 우위 수준이라면 수소차는 글로벌 1위 업체로 수소경제 성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소경제는 한국만이 아닌 글로벌 트렌드다. 특히 유럽의 경우 독일이 지난해 6월 '수소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7월 '수소 로드맵'을 발표했다. 미국, 호주, 일본 등도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2040년까지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620만 대로 확대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단 의지다. 한국은 수소차와 발전용 수소연료 전지 보급에서 세계 1위이기에 글로벌 수소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가질 수 있단 관측이다.
현대차를 위시해 한국 기업들은 수소경제의 성장에서 주도적 입지를 가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2019년 기준 국가별 수소차 보급대 수는 한국이 4200대, 미국이 2000대, 일본이 640대로 한국이 1위다.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도 마찬가지다. 작년 1~9월까지 현대차는 수소연료 전기차 4917대를 판매해 글로벌 점유율 74%를 기록했다. 2위 도요타의 점유율은 12%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과의 전기차 협력 가능성과 별개로, 최근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50조 원 정도인 현대차 주가가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