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지원 약속받은 삼성 준법위 "실효성 결과로 증명하겠다"

입력 2021-01-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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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 사장단과 회의

▲김지형(오른쪽 두번째)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사무실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옥중 첫 메시지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지원을 약속하면서, 준법위는 향후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는 오는 26일 열리는 7개 관계사(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삼성SDIㆍ삼성에스디에스ㆍ삼성생명ㆍ삼성화재ㆍ삼성물산) 대표이사와의 만남에서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한 최고경영진 역할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법위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만큼, 앞으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도 '실효성'에 중점을 둔 내용이 논의됐다. 위원회의 권고에 대한 관계사의 불수용 여부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결정하고, 위원회가 재권고할 시 수용 여부도 이사회에서 결의하되, 해당 이사회에 대한 위원회 위원장의 출석 및 의견 진술 권한을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의 운영규정 개정안이다.

또 위원회는 관계사(삼성에스디에스ㆍ삼성SDI) 내부거래, 대외후원 안건에 대한 검토 및 승인을 했고, 접수된 약 30여 건의 신고, 제보에 대해 보고를 받고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준법위는 현재 비정기적으로 실시 중인 관계사의 컴플라이언스 준법지원인 간 회의를 정기 협의체로 전환하고 분기별로 정례화할 계획이다. 또 준법감시부서 실무자급 협의체를 신설하는 방안을 보고받아 논의했다.

앞으로 준법위는 삼성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 등에 대한 준법경영 틀을 마련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준법위가 사업지원TF의 준법 감시를 종전보다 강화하면서, 기능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준법위는 입장문 발표를 통해 "판결과는 상관없이 제 할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활동에 대한 각오도 내비쳤다.

먼저 준법위는 "예나 지금이나 위원회의 목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명확하다"며 "삼성 안에서는 물론이고 삼성 밖에서도 준법과 어긋나는 일에 대해서는 감히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이른바 정경유착을 비롯해서 고질적인 여러 위법행위가 있었다"며 "그 유인은 안에서 촉발된 것도 있었고, 밖으로부터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요구에 의한 것도 있었다. 어느 것이든 모두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법위는 삼성 내부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면도 평가했다. 준법위는 "회사 내부에서 최고경영진이 준법이슈를 다루는 태도가 달라졌고, 컴플라이언스 팀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며 "준법 문화가 서서히 바뀌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위원회의 향후 과제를 리스크별로 유형화하고 승계, 노조, 소통 이슈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가장 바람직한 준법감시제도는 무엇일지' 전문가들과 사회 각계의 혜안을 모으고 구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준법위는 "4세 승계 포기 이후의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 문제에 더욱 집중하고 승계 관련해서도 다른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게 예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노동'과 '소통' 의제도 각별하게 챙겨나가겠다"고도 했다.

한편 이 부회장 부재 속에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첫 만남을 가지는 것에도 상당한 의미가 부여된다. 준법경영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내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방지를 위해서는 상호 경영사항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지원TF에 대한 준법위의 모니터링이 이뤄질 전망이기 때문에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일정 수준에서 상호 사업관련 논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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