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손실보상' 놓고 정세균 총리-기재부 충돌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 보류 입장
여당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경제부처가 휘둘리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자영업자 영업손실 보상과 공매도 금지 연장 문제로 더불어민주당과 경제부처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자영업자 손실 보상의 경우 민주당은 제안한 뒤 며칠 되지 않아 2월 임시국회 내 관련 법안 통과 계획을 세웠다. 현재 검토되는 건 특별법 두 건과 소상공인기본법상 최저임금 기준 보상을 해주는 안인데, 향후 자영업자 손실까지 보상하려면 최소 100조 원에 달하는 재정이 소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 재정 악화 우려가 크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자영업자 손실을 모두 보상하려면 적어도 100조 원이 필요할 텐데 지금은 그럴 만한 재정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자영업자 손실보상에 대해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정세균 국무총리가 나서 “기재부의 나라냐”고 윽박지르며 일축됐다. 지금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며 대주주 기준 이슈 때처럼 견제에 나선 상태다. 이에 여권 대권 주자인 정 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공개적으로 기재부 비판에 나섰다. 기재부가 일말의 우려를 표하고는 있지만 여권의 추진력에 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재난 구호라는 사회적 프레임을 만들고 기재부를 몰아붙이니 제대로 말이나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또 애초 3월 15일까지인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도 뜨거운 감자다. 여당 의원 대다수는 물론 정 총리까지 나서 연장을 강하게 주장하면서다. 가장 앞장서고 있는 박용진 의원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증권사 연대책임을 묻는 법안을 제시하며 제도개선 전에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무기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계획대로 3월까지만 금지한다는 입장에서 2월에 결정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내달 설 연휴 전에 당정협의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인데, 3개월 연장 후 일부 재개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여권이 경제부처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선거가 있다. 자영업자와 개인투자자라는 다수가 관련된 이슈라 표 계산을 하는 것이다. 당장 4월 재보궐 선거도 있지만, 내년 대선이 크다. 이 때문에 여권 대권주자인 정 총리와 이 지사,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이 해당 이슈들에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 총리의 경우 내각을 원만히 운영하는 입장임에도 강한 발언을 내는 건 대권가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