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불발…서비스 중단 불가피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가까스로 마이데이터(MyData) 사업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외국계 대주주 문제에 걸려 예비인가 문턱도 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예비허가를 받았던 28개사 전체에 대해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내줬다.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으려면 5억원 이상의 자본금, 보안 설비, 타당한 사업계획 등을 갖추고 대주주 적격성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업권에서 국민·농협·신한·우리·SC제일은행 등 5곳, 여신전문금융권에서 국민·우리·신한·현대·BC카드와 현대캐피탈 등 6곳이 본허가를 받았다.
금융투자·상호금융·저축은행 업권에서도 각각 미래에셋대우·농협중앙회·웰컴저축은행이 1곳씩 본허가를 받았다.
핀테크 업체 중 본허가를 받은 곳은 네이버파이낸셜, 민앤지, 보맵,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뱅크샐러드, 쿠콘, 팀윙크, 핀다, 핀테크,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해빗팩토리, NHN페이코, SK플래닛 등 14곳이다.
이로써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각 개인에 맞는 금융상품까지 추천해주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내달 5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산업이 시작되는 만큼 전통 금융회사와 빅테크 계열사, 핀테크 등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예고된다.
업계에서 주목한 네이버파이낸셜도 본허가를 받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예비허가를 받은 후 대주주인 미래에셋대우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은 본인가 허가를 위해 미래에셋대우의 지분율 1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피했다.
이날 추가 예비허가 안건에 오르지 못한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 관련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단 할 위기에 놓였다. 카카오페이는 실질적인 대주주인 앤트그룹이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 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아 예비허가 심사가 표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가입자가 3500만명 규모에 이르는 만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중단하면 소비자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일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관리 서비스에는 △통합내역 조회 △내 보험 조회 △내 차 관리 △버킷리스트 △나의 금융리포트 등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됐다.
사실상 서비스 중단이 확정된 상황이지만 카카오페이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언제 중단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내달 5일 전 공지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기존에 제공해 온 마이데이터 유관 서비스 일시중지 관련하여 사용자 안내를 할 계획이다”며,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가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마이데이터 초기 붐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는 첫 시행을 앞둔 마이데이터 산업이 원활히 안착될 수 있도록 정보제공범위, 안전한 전송방식, 소비자 보호방안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다음달 중 배포할 예정이다. 3월부터는 신규 수요기업을 대상으로도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절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