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글로벌 생산설비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신약 출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증가, 소규모 바이오기업의 확산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가 2020년 2872억 달러에서 연평균 9.8% 성장해 2024년 416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규모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글로벌 CMO 시장이 같은 기간 133억 달러에서 218억 달러까지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대표 C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의 대표적인 수혜기업이다. 지난해 잇따른 수주 성과를 자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1조1648억 원을 달성, 창립 9년 만에 '1조 클럽'에 입성했다.
2020년 수주 성과는 17억800만 달러로 2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회사는 GSK와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 굵직한 다국적제약사들을 고객사로 추가했다. 이 가운데 일라이릴리와 맺은 계약은 코로나19 중화항체치료제 '밤라니비맙' 대량 공급 건이다. 밤라니비맙은 3공장에서 생산돼 3공장의 가동률을 더욱 끌어올리게 된다. 미국 정부가 초기 물량을 계약한 밤라니비맙은 30만 명분(3억7500만 달러 규모)이다.
밤라니비맙은 최근 요양원 거주자 대상 연구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80% 감소시켜 백신을 보완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생산 물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셈이다.
바이오의약품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은 2023년 본격적인 가동을 목표로 건설중이다.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ℓ의 생산기지를 보유, 전 세계 CMO 시장의 30%를 차지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공장의 조기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해외 기업들의 개발 초기 약품에 대해 8건의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조기 수주도 순풍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에 더해 항체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세포치료제와 백신 위탁생산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앞으로 10년간 생산 규모,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을 동시에 늘려 글로벌 종합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백신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국적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CMO 계약과 노바백스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에 이어, 노바백스 백신의 기술이전이 유력하다.
정부는 노바백신 2000만 명분을 구매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백신의 항원 개발 기술을 SK바이오사이언스로 이전해 안동의 백신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 공급하는 내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000만 명분도 2월 중 국내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백신 생산 능력을 최대 5억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최소 3조 원대로 예측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몸값은 코로나19 백신 CMO 사업의 성과에 따라 추가 상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SK㈜는 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삼성을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통해서다.
SK팜테코는 한국의 SK바이오텍, 유럽의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AMPAC)을 통합한 법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프랑스의 바이오 원료의약품 CMO 기업 이포스케시 인수도 추진하면서 합성의약품에 이어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CMO 사업 통합은 2019년 5554억 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7000억 원으로 예상될 만큼 고속 성장 중이다. SK㈜는 2025년까지 CMO 사업 가치를 10조 원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