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가 잇달아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3차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동반 상승)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내달 1일부터 버거 및 디저트류 등을 포함한 메뉴 25종(버거류 13종 △디저트류 7종 △드링크류 2종 △치킨류 3종)에 대해 가격을 인상한다고 28일 밝혔다.
버거류는 앞서 2차 애그플레이션 직후인 2012년 당시 1ㆍ2위 기업이었던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동시에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롯데리아의 가격 인상이 애그플레이션 신호탄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롯데리아의 인상폭은 100~200원 수준으로 평균 인상률은 1.5%이다. 롯데리아 스테디셀러 제품인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단품 및 세트메뉴, 디저트 치즈스틱은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
롯데리아 측은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주요 원자재 수입국의 코로나 확산세 지속에 따른 수급 및 가격 불안을 인상 이유로 꼽았다.
◇글로벌 국제곡물 상승세… 3차 애그플레이션 현실화?=
앞서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지난해 10월 메뉴 개편을 단행하며 22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주력 메뉴인 투움파 스테이크 파스타는 2만6900원에서 2만7900원으로, 스파이시 투움바 파스타도 2만3900원에서 2만4900원으로 비싸졌다.
스테이크 가격도 올랐다. 스테이크는 100g당 2000원 가량 오른 2만2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아웃백과 롯데리아의 가격인상으로 다른 외식브랜드의 가격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상황이다. 다만, 한국맥도날드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金달걀·金곡물에…빵·육류 가격도 '들썩'=
외식업계에 이어 제과업계까지도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과업계의 주 원료인 밀가루는 물론 계란 가격까지 크게 올라서다.
정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불안해진 달걀 수급을 위해 현행 8∼30%인 신선란·달걀 가공품 수입 관세를 5만 톤에 한해 6월 말까지 면제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업계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폭등 수준이기 때문에 조만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제 밀 선물 가격이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미국 소맥협회 기준)를 경신하면서 빵, 라면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육류 가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사료용 곡물로 꼽히는 옥수수, 대두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중국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안정화하면서 돼지 사육두수가 회복되는 상황도 사료 가격 인상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 27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옥수수, 대두의 부셸당(27.2㎏) 가격은 각각 5.3달러, 13.7달러로 최근 한달사이 각각 16.7%, 9.7%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