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와 '몰락'… 코로나19 1년이 가른 1등기업 희비

입력 2021-02-01 07:00수정 2021-02-0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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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지위 강화한 대형마트 1위 이마트부터 매물로 나온 오픈마켓 1위 이베이코리아까지

코로나19 발생 1년을 넘기면서 유통업계 선두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쟁자들이 주춤한 사이 자생력과 독보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위를 더 확고히 한 곳이 있다면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거나 업계 전반의 침체로 허울뿐인 1등 기업으로 전락한 사례도 찾을 수 있다.

▲이마트 월계점 전경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는 독주 체제 굳히기에 들어간 대형마트 1등 기업이다. 업계 라이벌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수익성 문제에 시달리며 점포 정리와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하는 사이 이마트는 기존 점포와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등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수년간 추진해온 신선식품 강화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적 전망은 밝다. 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21조8707억 원, 영업이익 218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7%, 영업이익은 무려 45.1% 증가한 수치다.

신성장 동력 확보도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온라인 통합 플랫폼인 SSG닷컴의 지난해 3분기까지 거래액은 약 2조8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한 해 거래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강력한 온라인 경쟁력을 갖춘 네이버와의 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SSG닷컴의 사업 확장과 관련한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외에도 SK그룹으로부터 야구단 SK와이번스를 깜짝 인수하며 오프라인 채널 다각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 애플리케이션 로고. (AP뉴시스)

반면 흔들리는 업계 1위들도 눈에 띈다. 이들에게 이미 1위라는 영광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된지 오래다.

지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오픈마켓 1위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쿠팡 등이 직매입과 물류 혁신을 통해 코로나 시대에 비약적으로 성장한 반면 이베이코리아의 정체는 계속됐고, 결국 미국 이베이는 글로벌 사업 재편 차원에서 한국 사업 '종료'를 택했다.

그러나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조 원에 달하는 몸값 때문이다. 미국 이베이가 원하는 인수금액에 대해 업계는 "시장 상황을 볼 때 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 자금력을 보유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지만,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곳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무리한 인수로 자칫 '승자의 저주'가 시작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했다.

▲롯데면세점 CI (사진제공=롯데면세점)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맥을 못추고 있다. 하늘길이 끊기며 사실상 개점휴업 중인 면세업계의 실적은 점차 악화되는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면세업계 매출은 1조419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2881억 원) 대비 4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는 3분기까지 846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내수시장 회복세로 인한 따이궁향 매출 증가로 3분기 손실(111억 원)이 직전 분기(778억 원) 대비 줄었다는 게 유일한 위안이다.

롯데면세점은 회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달에는 내수통관 면세품 전용 판매 온라인 쇼핑몰인 럭스몰에서 '라이브 방송(라방)'을 진행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내다보고 해외 사업도 추진한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IPP그룹과 손잡고 하노이와 다낭에 시내면세점 신규 출점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정상적인 영업이 코로나 종식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점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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