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애플을 “최대 경쟁자”로 꼽으며 비판을 했다고 경제매체 CNBC방송이 보도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애플의 정책이 반경쟁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작년 4분기 회사 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콜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애플은 이용자들을 위해 정책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이 정책은 경쟁업체의 이익과 충돌한다”면서 “페이스북과 업계는 가까운 미래에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의 애플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애플이 곧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운영체제(iOS) 업데이트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말에는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일간지에 “애플의 새로운 사생활 보호 조치는 반경쟁적”이라는 전면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애플은 iOS를 개편해 아이폰 이용자들의 앱(응용프로그램) 이용 기록이나 검색 활동 등의 정보를 추적할 경우 미리 이용자의 동의를 받도록 바꿀 계획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앱을 열었을 때 ‘해당 앱이 당신의 활동을 다른 회사 앱과 웹사이트에 걸쳐 추적하는 것을 허락하는가?“를 묻는 팝업을 띄우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동의 없이도 추적이 가능한데 미리 동의를 받도록 할 경우 상당수 이용자는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광고가 매출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페이스북은 이런 정보를 이용해서 해오던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질 수 있다.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질 경우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고 결과적으로 산업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저커버그의 주장이다. 반면 애플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저커버그 CEO는 ”애플은 지배적인 플랫폼 지위를 사용해 페이스북과 다른 앱들에 훼방을 놓아 얻는 이익이 많다“며 ”(새 정책이 반영된) iOS14 업데이트를 포함해 애플의 이런 움직임은 전 세계 수백만 기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그들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를 한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조치는 분명히 그들의 경쟁적 이익을 좇는다“고 꼬집었다.
이와 별개로 저커버그 CEO는 앞으로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정치 콘텐츠의 양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동 사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시민단체와 정치단체를 추천하는 일을 영구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작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10월부터 미국 이용자들에게 이를 잠정 중단해왔다.
한편 페이스북은 작년 4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