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스톱’ 폭등 이끈 개미군단 리더는 34세 유튜버…계좌에 370억 원 있어

입력 2021-01-30 10:38수정 2021-01-3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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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월스트리트베츠’서 게임스톱 매수 주도
유튜브 채널에는 수만 명 팬 몰려

▲미국 개미들의 신화가 된 키스 길. 그는 게임스톱 집단 매수를 주도한 온라인 커뮤니티 ‘월스트리트베츠’와 유튜브에서 수만 명 팬을 거느리고 있다. 출처 유튜브 캡처
뉴욕증시에서 공매도 세력과 대결해 ‘게임스톱’의 폭등을 이끈 개미군단의 리더는 2살짜리 딸을 둔 유튜버이자 전직 보험사 직원인 키스 길(34)이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단지 평범한 사람”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헤지펀드, 미디어와 증권 거래 플랫폼, 수십만 개인투자자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소매투자자들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정보 공유방인 ‘월스트리트베츠’에 모인 미국 개미들은 게임스톱과 AMC, 블랙베리 등 전혀 호재가 없는 기업들의 주가를 폭등시키고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들은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공매도 세력인 헤지펀드들과 전쟁을 벌여 대승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게임스톱은 이날도 68% 폭등했으며 미국 영화관 체인 AMC도 54% 뛰었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미국 개미들의 공격적인 집단 매수에 따른 시장 과열 우려로 급락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는 2% 안팎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길은 최근까지 매사추세츠뮤추얼생명보험에서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지만, 이제는 개미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게임스톱 매수를 주도했던 길은 ‘월스트리트베츠’에서 수많은 팬이 있으며 지난해 여름 ‘포효하는 키티’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활동 중이다. 그의 유튜브 계정에는 수만 명의 팬과 모방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많은 투자자가 개미군단이 기존 헤지펀드에 큰 손실을 입히고 현재 투자 세계를 뒤집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하는 데 길의 존재가 도움됐다고 환호했다. 한 레딧 사용자는 “당신의 꾸준한 지도력이 많은 사람이 단순히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하는 데 확신을 줬다”며 “당신의 사례는 말 그대로 수천 명 평범한 사람의 삶을 바꿨다. 당신은 그 모든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찬양했다.

길은 27일 게임스톱 주식 및 옵션으로 약 2000만 달러 수익을 올린 자신의 증권계정 스크린 캡처를 올렸다. 다음 날에는 약 1500만 달러 손실을 보여주는 또 다른 스크린 캡처를 게시했다. 28일 장 마감 후 WSJ 기자가 직접 본 길의 계좌에는 게임스톱 주식과 옵션, 수백만 달러의 현금을 포함해 약 3300만 달러(약 370억 원)가 있었다.

길은 게임스톱 주가가 5달러 정도였던 2019년 6월 게임스톱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는 게임을 많이 즐기지는 않았지만, 고군분투하는 게임 전문 소매업체인 게임스톱이 최신 게임콘솔에 힘입어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325달러로 마감했다.

그는 학창 시절 장거리 달리기 선수였으며 아킬레스건이 다치기 전에 전국육상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2009년 회계학으로 학업을 마치고 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도 땄다.

길은 하룻밤 사이에 대박이 났지만, 미래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유튜브를 계속하면서 아마도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항상 실내 트랙이 있는 집을 사고 싶었는데 이제 그렇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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