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우리나라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4% 늘어난 48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4.0%), 12월(12.6%)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 3월 이후 34개월 만의 3개월째 수출 호조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월 수출실적 집계 결과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6.4% 증가한 21억3400만 달러였다. 1월 하루 평균으로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글로벌 시장의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작년의 경우 1월 수출이 -6.6%, 연간으로 -5.4%의 감소를 나타냈다.
주력 상품과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 실적이 고르게 회복했다. 주력 15대 품목 가운데 12개가 늘었다. 특히 수출 견인차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많이 증가했다. 반도체는 21.7% 늘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전달 -4.4%였던 자동차가 1월 40.2% 증가로 2017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 늘었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58.0%), 디스플레이(32.2%), 선박(23.4%), 바이오헬스(66.5%)의 증가세도 돋보인다. 그동안 부진했던 석유화학(8.6%), 철강(6.0%)이 반등했다. 지역별로도 중국(22.0%), 미국(46.1%), 유럽연합(EU, 23.9%) 등 3대 시장에서 모두 2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시장이 얼어붙고 보호무역이 추세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수출 성과는 결국 우리 제조업이 위기를 이겨내는 원동력임을 거듭 입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 싸우는 수출 기업들이 선제적 투자와 시장개척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충격을 최소화하고 나라 경제를 떠받치는 일등 공신이 되고 있다.
수출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의 기반 또한 흔들리고 성장이 후퇴한다. 올해 정부의 수출 증가율 목표는 8.6%,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2%다. 작년 각각 -5.4%, -1.0%의 마이너스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고 성장경로를 회복하려면 수출부터 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고부가가치 수출을 늘리기 위한 품목 다양화와 기술 고도화 등 수출 구조의 혁신을 이끌고 기업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출이 경제의 버팀목이자 세계 시장에서 우리 산업의 실력임은 강조할 필요도 없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언제 진정될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 극복의 돌파구도 결국 수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사라지고 있는 괜찮은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 경기를 살리는 첩경이기도 하다. 정책의 우선 순위 또한 산업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