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산 백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백신 부족 사태에 관한 질문에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면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는지와 관계없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 백신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정상적인 사용승인을 받으면 국내 접종을 시작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독일이 미국이나 유럽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보다 안전성과 효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중국 백신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현재 백신 접종 계획이 물량 부족으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 정부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독일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등 미국과 유럽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200만 명에게 접종했다. 반면 영국은 현재까지 1000만 명 이상이 접종했다. 독일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물량이 부족해 백신 접종을 취소하는 사태도 일어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백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앞서 독일 백신위원회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승인을 했음에도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고령층에 대해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헝가리가 EU가 배포하는 백신 분량이 부족하다면서 EU 회원국 중에서는 처음으로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중국의 시노팜 백신에 대한 사용승인을 최근 결정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주재한 백신 접종과 관련한 연방정부·16개 주지사 회의를 마치고 연 기자회견에서 “여름이 끝나는 3분기 말까지 전 국민 중 모든 희망자에게 백신 접종을 제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1분기까지는 백신 공급이 모자랄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국가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