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고한 '특단의 공급 대책'이 이번주 발표된다.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서울 등 도심 공공재개발 활성화와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 고밀 개발, 신규 택지 발굴 등이 대책에 담길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는 대책이지만 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벌써부터 들썩이는 모습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는 4~5일 공개될 가능성이 큰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해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로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서는 공급 물량뿐 아니라 속도(공급 시기), 질(주택 품질)까지 고려한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감은 벌써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공공재개발 활성화와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 고밀 개발 등 그동안 정부가 언급했던 방안들이 이번 대책에 포함될 것이란 예상에 주변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반응이 두드러진 곳은 빌라(다세대·연립주택)다. 공공재개발로 이미 불이 붙은 상황에서 역세권·저층주거지 고밀 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한달 새 수천 만 원이 오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림역 인근에 위치한 다세대주택 전용면적 50㎡형은 지난달 21일 2억5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한달 전만 하더라도 1억8000만 원에 팔렸다.
인근 현대그린빌라 전용 72.72㎡형은 지난달 12일 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6개월 전보다 1억 원 오른 것이다.
대림동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 새 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었다"면서 "아파트가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이 일대가 고밀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빌라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전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빌라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41%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8월 0.52%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준공업지역 개발이 유력할 것으로 보이는 곳들도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서울에서 준공업지역이 가장 많은 영등포구에선 구체적인 후보지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롯데제과 영등포공장이 있는 양평동4가와 신한전기공업과 유니온팜 공장이 있는 문래동5가 등이 고밀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롯데제과 영등포공장은 회사 측에서 이전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주목을 받는 곳은 문래동이다. 이 지역에는 소규모 공장들도 밀집돼 있어 개발 시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미 상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구로구 고척동 고척산업용품종합상가(고척공구상가)에선 매물을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준공업 개발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사업성이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상가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이 상가의 점포 가격은 전용면적 18㎡형 기준 현재 3억 원을 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