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외면받던 '나홀로' 아파트(300가구 미만 1~2개 동으로 지어진 아파트)나 초소형 아파트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공급 대책 예고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자 '내 집 마련'을 서두르자는 불안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는 금천구 독산동 아이유하임으로 총 133건이 거래됐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26㎡형으로만 구성됐다. 매매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올랐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2억3450만 원에 최고가에 거래된 뒤 현재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2억5000~6000만 원에 달하고 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엘림스퀘어 전용 14㎡형도 지난달 30건이 넘는 거래가 이뤄지는 등 매매가 활발한 모습이다. 지난달 22일에는 1억735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서 13건의 거래가 이뤄진 장안동 에스아이팰리스장안센텀 13㎡형도 지난달 11일 2억2400만 원에 최고가로 팔렸다.
답십리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서울에서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주택이라는 점에서 젊은 부부들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어 투자 목적의 문의도 많다"고 설명했다.
강북권 뿐 아니라 강남권에서도 초소형 아파트 매수가 활발해지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트레벨 전용면적 33㎡형이 지난달 6일 6억1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6월 이후 거래가 없었으나 올 들어 단숨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구 수서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39㎡형은 지난달 말 10억9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 아파트 전용 33㎡형도 지난달 최고가인 9억2500만 원에 거래됐다.
나홀로 아파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송파구 송파동부센트레빌(206가구) 전용 84㎡형은 지난달 14억8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도곡동 삼익아파트(247가구) 104㎡형도 지난 9일 18억 원에 팔렸다.
나홀로 아파트나 초소형 아파트의 경우 대단지나 중소형 아파트에 비해 집값 상승폭이 적어 수요자들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 주택 공급에 대한 우려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덩달아 인기를 끌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방배동 T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입지만 좋으면 나홀로 아파트에도 매수 문의가 몰린다"면서 "특히 최근 집값이 빠르게 오르자 일단 집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