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제재에 지난해 닥치는 대로 반도체·장비 구입

입력 2021-02-0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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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 “중국, 지난해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시장”
반도체, 중국 전체 수입의 18% 차지

▲중국의 국가별 반도체 수입량 추이. 단위 10억 달러 검은색: 주요 7개국 합계/ 분홍색 : 대만/ 회색: 한국/ 하늘색 : 일본/ 노랑색 : 미국/ 민트색 : 말레이시아/ 파랑색 : 필리핀/ 연두색 : 베트남.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이 지난해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입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무역 공식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한국과 일본, 대만 등지에서 약 320억 달러(약 35조6576억 원)어치의 반도체 제조 장비를 사들였다. 이는 2019년 대비 20% 급증한 수치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도 작년 1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을 2020년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시장으로 꼽았다.

반도체 수입 역시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반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약 14% 증가한 3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화웨이테크놀로지 등이 미국의 제재 발동을 앞두고 재고 비축에 나선 결과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입 규모는 지난해 중국 전체 수입의 18% 정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 기업들의 미국 기술 접근을 꾸준히 제한해왔다. 대중 압박에 강경 드라이브를 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중국이 가장 취약한 ‘아킬레스건’인 반도체 분야의 약점을 집요하게 때렸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5G 첨병’인 화웨이의 반도체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기세로 제재 수위를 극단적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와 장비 등은 다른 나라 제품이라도 중국으로 수출할 수 없다고 제재를 가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봉쇄에 맞서 반도체 등 핵심 기술 분야의 자립을 위한 노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산업 수준은 아직 미국과 한국, 대만 등과 비교했을 때 격차가 크다.

중국은 스마트폰 컴퓨터에 탑재되는 AP, 중앙처리장치(CPU) 등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부터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반도체 제품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SMIC(중신궈지)가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기는 하나 선진 제품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칭화유니그룹 계열사인 YMTC(창장춘추)의 낸드플래시메모리 제품도 아직은 생산량이 세계 시장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컨설팅 회사인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단 왕 테크놀로지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중국은 수입에 의지해 반도체 제조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중국에는 아직 필요한 고도의 첨단 반도체 장비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 많은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성공하려면 1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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