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완전히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공개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2018년 3월 정 후보자가 북한에 가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시작이 시작된 게 맞느냐"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긍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말했느냐"는 질의에도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완전히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8년 9·19 남북 정상합의 때도 이 내용이 분명히 선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2019년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영변 핵 시설 폐기안을 받아들였다면 상황은 크게 바뀌었을 것이라며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삼중수소 등 북한의 아주 핵심적인 핵 프로그램을 제거할 수 있었다. 물론 농축 우라늄 문제도 있었지만 영변 핵시설을 수백, 수천명의 전문가들이 들어가면 (이 같은 문제는 상당히 해결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 후보자는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의 완전 해방을 자신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확실히 밝혔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배경에 대해서는 "북한도 상당히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했고 협상력도 좀 미숙했다"며 "미국은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표하는 네오콘들의 '모가 아니면 도'라는 경직된 자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인 위기가 맞물렸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평가할 때는 북한은 아직 공개된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 대화를 다시 살려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김 위원장이 우리 정상과 약속한 것을 지킬 것이라고 보고, 현재까지 모라토리엄(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