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혈 사태 우려 목소리도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양곤 등 일부 대도시에 계엄령이 선포됐다고 8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군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만달레이 7개 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에 5명 이상 모임과 시위는 물론 저녁 8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통행도 금지됐다.
이에 앞서 군부는 미얀마 국영방송인 MRTV를 통해 성명을 내고 “정의, 평화, 안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국민은 무법 행위를 하는 이들을 거부한다”면서 ”국가의 안정과 공공 안전 및 법치를 해치는 범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의 시위 관련 군부의 첫 입장 표명으로, 반(反)쿠데타 시위에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군부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무기 사용을 자제해왔지만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발생한 시위를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를 동원했다. 그 과정에서 2명이 다쳤다. 전날에는 미얀마 남동부 미야와디의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군부가 강경 대응에 나서게 될 경우 과거 발생했던 인명피해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얀마에서는 1988년과 2007년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각각 3000여 명과 수백 명이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주로 젊은층으로 홍콩과 태국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이른바 ‘밀크티티 동맹’ 회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시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 방콕과 홍콩 시위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해 군부가 강경 진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얀마 전역에서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첫 주말인 6~7일 본격적으로 대규모 항의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평일인 8일에도 시위는 이어졌다. 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며 시위에 나섰고, 승려와 간호사들도 ”독재에 반대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며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일부 시위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사진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수도 네피도에서 일어난 시위에는 상당수 공무원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