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ㆍ건물주들 "정부가 사유재산 빼앗아, 결사 반대로 재산 지킬 것"
서울역 인근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고층 아파트 단지로 재조성하려는 정부 계획에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토지주와 건물주들은 정부가 어떤 협의나 의견 수렴도 없이 사유 재산권을 박탈하려 한다며 ‘결사반대’를 외치는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며 간극 조율에 나섰다.
쪽방촌이 있는 후암특별계획1구역(동자) 준비추진위원회는 14일 현재 공공주택지구사업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건물 곳곳에 내걸고 있다. 이들은 ‘사유재산 빼앗아서 공공주택 만드는 게 공익이냐’, ‘약자 보호 명분 내세워 사유재산 탈취하는 정부를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걸어 놨다.
앞서 정부는 5일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일대 4만7000㎡를 개발해 공공주택 1450호, 민간분양 960호 등 총 2410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추진위는 “사유재산권을 박탈하고 토지·건물주를 개발행위 결정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공의 이익이라는 명분으로 사유재산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또 “정부 계획은 사유재산을 사실상 대규모 강제 수용하겠다는 의미”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는 주민들과의 의견 조율에 나섰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13일 YTN 뉴스에 출연해 “서울역 쪽방촌 사업은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해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사업을 하는 방식”이라며 “지구지정 여부는 공시 전 공개될 경우 형법상 처벌을 받게 되는 중범죄여서 부득이 집주인·토지주의 사전 논의가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변 장관은 “쪽방촌은 공공주택지구 방식이 아니면 이주대책과 사업성 등 문제로 개발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실제 쪽방촌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은 만큼 토지주, 집주인도 충분한 보상과 설득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