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까지 고조되고 있다.
14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기니 국가 보건 안전청의 사코바 케이타 청장은 이날 자국 내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을 공식 선언했다. 기니 보건 당국은 전날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 증세로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사망자를 3명으로 정정했다.
기니에서 에볼라 사망자가 나온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2013~2016년 서아프리카를 강타, 1만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기니를 중심으로 그 주변국인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등이 큰 타격을 받았다.
기니 보건 당국은 에볼라바이러스 첫 발생지를 남동부 은제레코레 지역으로 보고 있다. 은제레코레에서 간호사 1명이 지난달 28일 질병에 걸려 사망한 뒤 2월 1일 매장됐는데, 이 간호사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이들 중 8명이 설사와 구토, 출혈 등 에볼라 감염 증세를 보였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들 8명 가운데 3명이 추가로 사망했으며, 4명은 입원 중이라고 당국은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죽은 사람의 몸을 씻겨주는 장례식 풍습이 에볼라 전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시신에는 2일에서 길면 3주까지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볼라는 소량의 체액만으로도 전염되는 병원균으로, 감기 증세를 동반한 고열과 내부 장기 출혈을 일으켜 환자를 단기간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에서는 코로나19보다 에볼라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더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지난 7일 석 달 만에 에볼라 사망자가 보고된 이후 4번째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유진 은잔주 살리타 민주콩고 보건부 장관은 북부 키부주에서 이달 들어 4번째 에볼라 환자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라이베리아는 주변국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 발생 소식에 보건 강화에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에볼라 백신 업체에 필요한 용량을 최대한 빨리 제조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볼라 백신은 2015년 기니에서 처음 사용됐으며 최근 몇 년간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약물도 개발됐다. 비정부 국제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따르면 향후 발병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현재 50만 회분의 백신이 비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