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주 정부, 비상사태 선포
텍사스주 정전 사례 최소 360만 건
공항 폐쇄·자동차 사고 잇따라
미국 전역에 겨울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북부 메인주부터 남부 텍사스주까지 폭풍 경보가 내려졌다. 한파로 인한 정전도 잇따랐다.
1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이날 25개 주에 겨울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미 전역의 3분의 1 이상이 이날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미주리주의 캔자스시티는 영하 32도를 나타내 1989년 이후 가장 추운 날로 기록됐다. 텍사스주 최남단의 브라운스빌에서는 이례적으로 눈이 내렸다. 이 지역에서 눈이 내린 횟수는 1898년부터 올해까지 단 두 번뿐이다.
겨울 폭풍 경보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총 1억6000만 명으로 미국 인구의 절반에 달한다. CNN은 “향후 일주일 동안 48개 주 2억4500만 명의 사람이 한파의 영향권 아래 놓일 것”이라며 “최소 5000만 명은 화씨 0도(섭씨 -17.7도) 이하의 혹한을 경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앨라배마, 오리건, 오클라호마, 캔자스, 켄터키, 미시시피, 텍사스 등 7개 주 정부는 한파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력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며 수백만 명의 사람은 이날 오후부터 정전된 집에 갇혀있어야 했다. 텍사스주에서는 최소 360만 건의 정전이 보고됐고, 260만 가구를 대상으로 긴급 순환 정전이 시행됐다. 갤버스턴시는 이날 오후 지역 내 가정 95%가 전기를 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설과 결빙으로 공항이 폐쇄되고 항공기 결항도 이어졌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항공기 3700여 대의 운항이 중단됐고, 휴스턴의 조지 부시 국제공항 등 공항 5곳이 폐쇄됐다.
도로 결빙으로 자동차 사고도 늘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전날 밤 130여 건의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다. 11일에는 포트워스 인근 고속도로에서 차량 130여 대가 연쇄 추돌해 9명이 사망했다. 미시시피는 이날까지 기상 관련 교통사고가 400건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시시피와 일리노이, 텍사스, 루이지애나 경찰서는 주민들에게 도로 운전 자제를 요청했다.
앨라배마와 플로리다는 토네이도가 덮칠 가능성이 있다. 이 지역에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우박과 함께 최대 80mph(시속 129km)의 돌풍이 발생할 수 있다. 약 160만 명의 사람들이 토네이도의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