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공격, 외국인 혐오처럼 들린다”
“램지어 교수 글 지지 아냐…비난 아닌 토론 촉구”
조 필립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부교수와 조셉 이 한양대 정치외교학 부교수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에 ‘위안부와 학문의 자유(On Comfort Women and Academic Freedom)’라는 제목의 글을 공동으로 기고했다. 이들은 해당 기고문에서 “우리의 목적은 램지어 교수의 글을 지지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일본과의 개인적인 연관성 때문에 램지어 교수의 학문적 성실성을 공격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며, 외국인 혐오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두 교수는 자신들을 ‘한국에 기반을 둔 학자들’이라고 소개하면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에 대해 비난이 아닌 토론을 촉구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의 글에 한국적 관점이 결여됐다고 비난하는 것은 동질적이면서 피해자 중심적인 ‘한국’ 시각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그리고 그것은 반대파를 ‘반한’ 또는 ‘친일파’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한국에서는 위안부 연구나 토론을 제한하는 것이 사회·정치 집단의 사고로 조성됐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이는 공개적으로 활발하게 토론할 가치가 있었던 것들”이라고 적었다. 또 공개적으로 위안부 납치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는 소수의 학자가 활동가들로부터 자주 괴롭힘을 당하거나, 자신들의 대학들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당국에 의해 기소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예로 든 것은 2013년 ‘제국의 위안부’ 발간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세종대 박유하 교수였다.
이들은 기고문 끝에서 자신들은 램지어 교수의 글을 두둔하려는 목적이 없다고 적시했다. 그보다는 한국의 학자이자 거주자로서, 철회나 감정적으로 만족스러운 사과가 아닌, 경험적 연구와 분석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비난이 아닌 토론을 하자는 이 기고문의 요지 자체가 그를 두둔하려는 듯한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 이미 유엔과 국제앰네스티에 의해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역사에 대해 계약 관계 여부나 자발성을 따져보자는 것 자체가 사실상 그를 옹호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기고문을 작성한 이 교수의 경우에는 과거에도 위안부 관련 발언으로 학교 내에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교육방송국에 따르면 이 교수는 2019년 수업 도중 “한국 역사학자들은 양적 연구를 활용한 것이 아니며, 5∼10명의 최악의 사례에 주목해 전체 위안부를 일반화하기 때문에 민족주의 거짓말쟁”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이 교수에게 문제 제기와 사과를 요구했으며, 그의 발언을 규탄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