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손의료보험 갱신을 앞둔 가입자 일부가 '보험료 갱신 폭탄'을 맞을 전망이다. 표준화 실손보험(2세대)과 구(舊)실손보험(1세대) 갱신을 앞둔 가입자들의 경우 보험 갱신시 그간의 인상률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누적 인상률이 50%에 육박할 거란 전망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표준화 실손 보험료는 지난달 10~12% 선에서 인상됐다. 지난해와 2019년에는 각각 9%, 8%대가 올랐으며 2018년에는 동결됐다. 2017년에는 회사별 편차가 커서 많게는 20% 이상 오르기도 했다. 보험사가 5년간 10%씩 네 차례 보험료를 인상했다고 가정할 경우 누적 인상률은 46%에 달한다.
구실손보험 역시 5년 누적 인상률이 50% 안팎에 달한다. 구실손보험은 2018년을 제외하고 2017년, 2019년에 10%씩 인상됐다. 작년에도 평균 9.9%가 올랐으며, 올해 인상률은 15∼19%가 적용될 예정이다. 5년간 누적 인상률은 53~58%이다. 실손보험 보험료가 지속적으로 인상된 배경은 손해율 악화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실손의료보험의 위험손해율은 전년 동기대비 2.6%p 증가한 131.7%로 집계됐다. 2019년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34%으로, 2016년(131.3%)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위험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수치로, 100%를 넘으면 가입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타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3, 5년 주기로 실손의료보험을 갱신하는 가입자의 경우 그간의 누적된 인상률이 반영되면서 보험료 인상률이 클 수 밖에 없다"며 "가입자의 연령과 개별보험사 상품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누적된 것이 한꺼번에 보험료에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 보통 보험료가 30~50% 오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가입해 있는 실손상품의 보험료 인상 속도와 함께 병원 이용횟수 등을 고려해 새로운 실손보험으로 갈아탈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