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야구+추신수’ 과감한 배팅…유통가 일으킬 ‘키 콘텐츠’ 시너지 기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베팅’이 주목받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 1월 SK그룹의 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를 깜짝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추신수를 영입한다고 밝히며 국내 프로야구계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3일 한국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인수 본계약 체결과 함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추추 트레인’ 추신수를 국내 최고 연봉으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10억 원은 사회공헌 활동에 기부하는 조건이다.
SK 와이번스는 2007년 4월 열린 해외파 선수 특별지명에서 추신수를 1순위로 지명했고, SK 야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가 그 지명권을 이어받아,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 ‘1호 영입 선수’로 추신수를 데려왔다.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인수를 결정한 직후부터 추신수 선수의 영입을 원하는 인천 야구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적극 추진한 결과, 최종 입단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도 이날 계약 후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결정이기에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신세계 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됐고 가게 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신수가 말한 ‘정성’이 정용진 부회장의 미국 출장과 관련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추신수 영입 발표는 정 부회장 미국 출장 종료 직후 나왔다. 정 부회장은 이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해 신세계가 인수한 현지 그로서란트(식료품점+레스토랑) 업체 등을 점검하고 지난 20일을 전후해 귀국했다.
신세계 측은 이 같은 관측을 강하게 부인했다. 스포츠단 운영 경험이 없기 때문에 연봉 산정과 세부 내용 조율 등을 추신수 영입 및 협상 과정은 전문가에게 일임했다는 것이다. 다만, 정 부회장도 추신수 국내 복귀 시 그에 대한 지명권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의 강한 의지로 야구단 인수에 관한 첫 소식으로 ‘추신수’라는 대어를 낚았다. 새로운 팀명과 CI, 유니폼 디자인 등 결정된 것이 하나 없는 시점임에도 말이다.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의 과감한 배팅에 힘입어 야구를 침체된 유통가로 소비자를 유인해 소비를 유발하는 ‘키(Key)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 유통가를 넘어 스포츠까지 발을 넓힌 정용진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어떤 극적 시너지를 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