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전기차 사업 확장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폭스콘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Fisker)와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연간 2만5000대 이상의 전기차를 공동생산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지역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폭스콘이 이미 위스콘신주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이들의 첫 공동생산은 미국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폭스콘은 피스커의 두 번째 전기차 모델을 2023년 4분기부터 생산하게 된다. 생산된 차량은 북미는 물론 유럽, 중국, 인도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헨릭 피스커 피스커 최고경영자(CEO)는 "폭스콘이 (위스콘신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확장 가능성이 큰 땅도 많다"면서 "(생산 지역과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이는 상당히 분명한 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 소식에 피스커 주가는 39% 급등한 22.58달러를 기록했다. 피스커는 애스턴마틴과 BMW 출신 디자이너 피스커가 2016년 만든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사모펀드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만든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피스커의 주가는 스팩과 합병 이후 152% 뛰었다.
폭스콘은 전자제품 수탁생산을 넘어 지난해부터 전기차 사업 확장을 모색해왔다. 최근에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제휴를 체결했고 중국 완성차 회사 지리(Geely)와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번 계약은 사실상 미국 회사와 체결하는 첫 번째 계약이다.
최근 몇 년간 피스커와 같은 일부 전기차 스타트업은 전기차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생산은 외주를 맡기는 방식을 통해 설계에서부터 생산까지 진행해왔던 완성차 업계의 사업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피스커 CEO는 지난해 "전기차 스타트업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자체 공장을 짓는 일"이라면서 "그것은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