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진한 '롯데온', 분위기 쇄신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 모색…롯데마트는 23년 만에 희망퇴직
롯데쇼핑이 연초부터 온ㆍ오프라인 사업에 변화를 주며 체질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쿠팡 등 이커머스가 무섭게 세력을 확장하면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온라인 사업의 수장이 바뀐다. 롯데지주는 그간 롯데쇼핑의 온라인 사업을 이끌어온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전무)이 사임한다고 25일 밝혔다. 롯데그룹은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업부장은 199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후 롯데지주 경영전략2팀장을 거쳐 지난해 1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롯데ON'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업계에선 조 사업부장의 사임을 예정된 수순으로 본다.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플랫폼을 표방하며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ON이 기대만큼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부진했던 탓이다.
롯데온은 고객 유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픈 첫날 사이트가 다운돼 고객 혼란이 빚어졌고, 쇼핑 계열사들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자사몰과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롯데온이 속한 롯데쇼핑의 기타사업부는 지난해 266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초에도 이러한 양상은 계속된다. 이날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롯데온 애플리케이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114만 2152명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쿠팡의 같은 기간 MAU는 롯데온보다 20배 많은 2211만 8698명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경쟁사인 신세계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153만 2387명)과 비교해도 롯데온의 성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그룹은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롯데ON을 정상화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곧 영입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사업에선 인력 감축에 나섰다. 롯데마트가 사원부터 부장까지 전 직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 롯데마트의 인력 구조조정은 1998년 매장을 연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롯데마트는 정직원 4500여 명 중 동일직급별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캐셔(계산원) 등 무기계약직은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위로금으로 근속연수별 최대 기본급 27개월분을 준다. 또, 대학생 자녀 1인당 학자금 500만 원을 일시 지급한다.
이 같은 구조조정 작업은 적자 누적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적자 66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올해도 부진 점포 정리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