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집중 포획하고 전략적인 울타리 설치…차단 방역 강화
봄철 멧돼지 출산기를 앞두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영월에서도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가 확인되면서 정부는 방역 강화에 나선다. 4월까지 야생멧돼지를 집중 포획하는 한편 울타리를 설치해 남하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5일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서쪽이나 남쪽으로 확산돼 양돈농장 밀집 지역 등으로 유입될 우려가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SF 감염 야생 멧돼지 폐사체는 지난달 3일에 이어 이달 22일에도 강원도 영월에서 발견되면서 남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4~5월 멧돼지 출산기를 앞두고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봄철 수풀이 우거지면 멧돼지 폐사체 수색도 어려워진다. 여기에 기온이 오르면서 곤충·야생동물 등 매개체의 활동과 멧돼지의 행동반경이 증가해 방역에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중수본은 예상했다.
여기에 접경지역 일부 양돈농장에서는 소독과 방역시설 미흡과 축산차량 농장 출입 등 방역상 취약점도 확인되고 있다.
이에 중수본은 멧돼지 개체 수를 줄이면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 확산에 대비해 미리 양돈농장의 차단 방역 수준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추진한다.
먼저 3~4월 야생멧돼지 일제 포획 기간을 운영해 멧돼지 서식 밀도를 최대한 줄인다. 이를 위해 엽견을 사용하지 않는 제한적 총기포획과 특별 포획단, 포획장을 모두 확대한다. 광역 수렵장의 포획 활동도 강화한다.
김현수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이날 강원도 춘천을 찾아 방역 현장을 점검하며 "철 멧돼지 출산기가 도래하기 전에 개체 수를 대폭 저감하기 위해서는 야생멧돼지 일제 포획 기간을 대대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수풀이 우거져 수색 여건이 안 좋아지기 전에 멧돼지 폐사체 수색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대규모 양돈 사육지역 주변에 선제적으로 멧돼지 차단 울타리를 설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 달 1∼7일에는 멧돼지 폐사체 일제 수색 기간을 운영해 오염원을 제거하고 야생 멧돼지 비빔목·목욕장 등 서식지 환경 검사와 소독을 시행한다.
아울러 1·2차 울타리로 발생지점을 봉쇄하고 대규모 양돈 사육지역 주변으로 멧돼지 차단 울타리를 설치하는 동시에 멧돼지의 남서쪽 이동을 막기 위해 고속도로 등 구조물을 활용한 차단망을 구축한다.
양돈농가는 ASF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사람·차량·매개체로 인해 오염원이 농장 내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선제적 차단 방역을 강화한다.
농장 울타리, 퇴비장 차단망, 소독시설 등 미흡한 농장 방역 시설을 신속히 보완하도록 하고, 검역본부·지방자치단체의 합동점검을 4월까지 시행한다. 중점방역관리지구 등 ASF 위험지역 내 모돈과 복합영농 등 방역 취약요인은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중수본을 중심으로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울타리 설치·관리, 멧돼지 포획, 폐사체 수색·제거, 오염지역 소독 등 방역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전국 모든 양돈농장은 소독·방역 시설을 신속하게 개선하고, 봄철 영농활동 자제와 영농장비의 농장 내 반입 금지, 모돈사 매일 소독,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손 씻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까지 국내 ASF 발생은 2019년 14건, 지난해 10월 2건 이후 추가 발생은 없는 상황이다. 중수본은 지난해 10월부터 접경지역 18개 시·군을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해 전실·울타리 설치 등 방역 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