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기지 자리에 3000가구 주거시설 등 스마트밸리 조성"
광명ㆍ시흥신도시 개발 수혜 엎고 구로주공2단지 등 인근 집값 '들썩'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대가 경기 광명ㆍ시흥신도시 건설의 '깜짝 수혜지'가 됐다. 지역 숙원사업이던 구로차량사업소(구로차량기지) 이전이 힘을 받게 된 덕분이다. 애물단지 차량기지가 이전하면 집값에 날개가 달릴 거란 기대가 나온다.
구로동 일대는 제2경인선 건설의 최고 수혜지로 꼽힌다. 철도 노선이 확충될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차량기지도 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경인선 노선 중 구로~광명 구간은 기존 차량기지에서 새 차량기지로 이어지는 이전 노선으로 계획돼 있다. 정부 내에서도 제2경인설 건설과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사실상 한 덩이로 생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추진될 예정이던 제2경인선 예타를 보류한 것도 재조사가 진행 중인 구로차량기지 예타 결과를 받아보기 위해서다.
지역사회에선 광명ㆍ시흥신도시가 문재인 정부 최대 택지 개발사업(7만 가구)인 만큼 두 사업 모두 예타 통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현 광명ㆍ시흥신도시 부지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면서 택지 교통난 해소 등을 명분으로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추진했던 전력이 있다. 다만 2014년 보금자리주택지구가 해제되면서 차량기지 이전도 무산됐다.
서울시와 구로구가 2018년 차량기지 이전ㆍ부지 개발을 위한 용역을 발주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구로구는 구로차량기지가 옮겨가면 그 자리에 '그린 스마트 밸리'를 조성한다는 구상을 세워뒀다. 3000가구 규모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컨벤션시설, 지식산업센터 등을 갖춘 복합단지다.
그간 집값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던 구로차량기지 주변 지역이 기대감에 들썩이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에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8년 1월 3.3㎡당 1389만 원이었던 구로동 아파트 매매시세는 2307만 원으로 3년 새 66.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평균 상승률(60.3%)을 웃돈다.
이 같은 흐름은 실거래가에서도 드러난다. 구로차량기지와 이웃하고 있는 구로주공2단지 전용면적 64㎡형은 지난달 8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차량기지 이전 용역 전인 2018년 5월만 해도 4억5000만 원에 집을 구할 수 있었지만 3년 안돼 4억 원 가까이 값이 올랐다. 마찬가지로 차량기지와 담을 맞대고 있는 구일우성아파트 전용 84㎡형 가격도 2018년 4억 원대에서 이달 7억4200만 원까지 올랐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최근 준공업 지역 개발과 맞물려 차량기지까지 이전되면 이런 흐름이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구로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가 광명ㆍ시흥지구를 신도시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매물을 들이는 집주인이 늘었다. 매수자도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로차량기지 이전이 확정되기 위해선 광명시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 광명시가 교통망 확충에 동의하면서도 관내 차량기지 이전은 막아서고 있어서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광명ㆍ시흥신도시 발표 직후 "구로차량기지 현 위치 이전은 절대 반대하며 지역 간 상생 차원에서 이전 위치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