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기현 중앙의료원장은 "전날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해 본 결과 대부분 1병당 (1회 접종용량인) 0.3㎖가 남아 7인분이 나왔다"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소 잔여형 주사기란 버려지는 백신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스톤과 바늘 사이의 공간이 거의 없도록 제작된 특수 주사기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쓰이고 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LDS 주사기를 활용해 접종할 경우, 1병당 접종 권고 인원은 6명이지만 접종을 시작 해보니 현장에서는 1병당 7명 접종도 가능할 것으로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국립중앙의료원은 전날 화이자 백신 1병당 접종인원을 6명에서 7명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를 검증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날에는 화이자 백신 1병당 접종 권고 인원인 6명에 맞춰 투여했고, 이날도 6명에 투여할 예정이다.
정 원장은 "오늘 하루 더 보고 (정부에) 제안하겠다"며 "화이자 백신 접종센터에 미리 백신 희석 및 분주 담당자를 정하게 하고, 중앙접종센터에 와서 견학한 뒤 분주 연습을 충분히 하도록 하면 1병으로 7명에 접종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6명 분량만 쓰고 버리면 실무자들도 편하겠지만 검증하고 꼼꼼히 노력해서 수행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1병에서 1명 분량이 추가로 나오면 예비명단을 활용해 접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런 제안이 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취지에도 동감하지만 '7번째' 분량이 충분치 못할 가능성과 불필요하게 업무가 과도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7번째 분량은 앞서 6명 분량이 부정확하게 추출된 경우 충분한 양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며 "6명을 접종하고 남은 분량이 0.3㏄ 인지 아닌지를 눈으로 알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바이알당 접종자 수를 최대로 고정해 놓고 백신 접종을 진행하면 안 된다"며 "백신 분주를 담당하는 인력의 스트레스도 생각해야 한다. 현장이 너무 빡빡하게 돌아가면 오류가 생기기 마련이고 높아지는 피로는 또 다른 사고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전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전국의 접종 현장에 LDS 주사기를 활용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을 때, 잔여량이 있으면 추가 접종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정부는 관련 공문이 화이자 백신을 7명에 투여하는 것을 공식화하는 게 아니라 잔여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현장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때에 1병당 접종 권고 인원인 6명에 주사하고도 백신이 남을 때, 잔여량을 접종하는 걸 막지 않겠다는 것이지 인원을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방역대책본부는 "화이자는 백신 1바이알당 6명에 투여할 수 있게 허가를 받았으나 6명에 주사하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폐기가 발생할 수도 있어 이런 경우를 대비해 잔여량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주사기나 인력의 (숙련도) 차이 등으로 접종인원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알당 접종인원을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