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케어푸드 시장 2조원 대… 현대그린푸드·매일유업 등 앞다퉈 케어푸드 제품 선봬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고속성장하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케어푸드’가 틈새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케어푸드는 영양관리가 필요한 노인, 영유아, 환자 등을 대상으로 식품과 영양성분을 배합해 만든 간편식품을 뜻한다. 최근에는 실버 세대를 넘어 MZ세대 등 전 세대를 겨냥한 건강식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노인 인구가 지속해서 늘 것이란 전망과 함께 코로나19로 건강에 관한 관심도 커지면서 업계는 케어푸드 시장의 성장 여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건강기능식품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7년 1조1000억 원으로 6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2조 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케어푸드 수요 증가 배경에는 고령화 현상이 자리한다. 케어푸드의 일종인 특수의료용도식품의 출하량과 출하액은 2017년부터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한 시점과 일치한다. 중증환자가 늘면서 병원, 요양병원 등에서 특수의료용도등 식품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케어푸드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늘면서 밀레니얼 세대 등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케어푸드 콘셉트의 HMR을 내놓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AT FIS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요양병원에서의 코로나 집단감염 등의 우려로 인해 가정에서의 요양 환자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면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특수의료용도등식품 관련 온라인 마케팅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B2C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버 세대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까지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케어푸드 개발에 가장 공들이는 기업은 현대그린푸드다. 케어푸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언하고 지난 5년간 관련 사업을 준비해 온 현대그린푸드는 2017년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출시하며 국내 케어푸드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해 3월에는 ‘그리팅(Greating)’을 론칭했다. 기존 고령층, 환자 등에서 저당식, 저칼로리 식단을 찾는 일반 소비자들로 타깃층을 확대한 것이다.
특히 샐러드 위주의 정기 구독 프로그램인 ‘라이트식단’, 죽 등이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전체 구매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대일 정도다. 지난달에는 무병 장수마을 사람들의 식습관을 콘셉트로 삼은 '블루존 건강식단' 브랜드도 잇달아 선보였다. 저칼로리의 채식, 해산물 위주 메뉴로 꾸민 식단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에 큰 관심을 보이는 젊은층까지 겨냥한 브랜드다.
매일유업과 대웅제약이 2007년 공동으로 설립한 환자식 생산 전문기업인 '엠디웰(MDWell)'도 케어푸드 생산 기업 중 하나다. 영양식 전문 브랜드 메디웰을 앞세워 일반 영양식부터 균형영양식, 어린이 영양식 등 다양한 케어푸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음료 제품 '메디웰 고단백 활력플러스'를 선보이며 젊은 층 공략에도 나섰다.
정식품의 '그린비아'도 최근 4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그린비아는 정식품이 1991년 론칭한 국내 최초 특수 영양식 브랜드로, 최근에는 '그린비아 프로틴밀’, ‘그린비아 고단백 솔루션' 등을 선보이며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춰 일반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균형 영양식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식품기업인 한국야쿠르트도 지난해 8월 케어푸드 브랜드 ‘잇츠온 케어(eats on care)를 론칭하고 케어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잇츠온 케어’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케어 브랜드로 한국야쿠르트는 이를 중장기 육성 브랜드로 정하고 현재 당뇨 환자식, 건강 유지용 일반식, HMR 연화식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는 케어푸드 시장 확대가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813만 명으로 총인구의 15%를 이미 넘어섰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가격리로 ‘홈트족’이 늘면서 단백질 중심의 식단을 추구하는 이들도 가속화 요인이다.
현대그린푸드 박주연 상무는 “2025년 초고령사회(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 진입이 예상되면서 기대 수명의 연장으로 올바른 식습관을 통한 사전 예방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내년까지 ‘건강 식단’ 메뉴를 현재의 6배 이상인 15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