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태평양 전쟁의 성매매 계약’이 실릴 예정이던 국제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가 출간을 다음 달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가 아니라 자발적 ‘매춘부’로 묘사하면서 일본 정부의 강요가 없었다고 주장한 해당 논문이 전 세계 학계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자 5주간의 소명 기간을 부여하고, 그때까지 인쇄본 출간도 연기하기로 한 것이다.
에릭 헬런드 IRLE 편집장은 논문의 저자인 램지어 교수에게 이번 달 31일까지 학계의 지적과 관련한 반론을 내놓을 것을 요청했으며, 램지어 교수의 답변이 오기까지 출간을 미루기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라 문제의 논문이 게재될 예정이던 IRLE 3월호는 이르면 4월 이후에나 나오게 될 예정이다.
IRLE의 이러한 결정은 해당 학술지에 논문을 실기로 한 다른 교수들까지 피해를 보게 되는 일이기 때문에 매우 드문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IRLE가 램지어 교수의 요청에 따라 출간까지 미뤄가면서 긴 소명 기간을 준 것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문제점이 많으며, 허술하다는 것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램지어 교수는 2019년 쓴 ‘태평양 전쟁의 성매매 계약’이라는 논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는 해당 논문에서 게임이론을 끌어들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합리적 계약에 따라 전쟁터에서 매춘에 참여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후 글로벌 학계에서는 그가 게임이론 등 경제학 언어를 이용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으며, 그의 논문에 증거가 없고 결론 도출과정에도 기초적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